中 한한령 클래식계까지? 백건우 비자 거부-조수미도 아직 못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20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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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와 소프라노 조수미. 동아일보 DB
피아니스트 백건우(왼쪽)와 소프라노 조수미. 동아일보 DB
한한령(限韓令·한류제한령)이 클래식계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클래식 평론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19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클래식음악 뉴스 사이트 '슬립드 디스크'를 통해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중국 비자 발급이 거부됐다고 밝혔다. 백건우는 3월 18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백건우 대신 중국 피아니스트 사첸으로 교체됐다. 레브레히트는 "백건우는 2000년 9월 중국에서 공연을 위해 초청을 받은 첫 한국인 연주자다. (공연 취소는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에 따른) 지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구이양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백건우가 출연한다는 인쇄물까지 다 준비한 상황이었다. 백건우의 한 관계자는 "오케스트라 측에서 비자발급에 필요한 도장을 중국 정부에서 찍어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건우 본인도 출연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최근에 들었다"고 말했다.

소프라노 조수미도 2월 19일 광저우를 시작으로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3개 도시 투어를 돌 예정이다. 하지만 공연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중국 비자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수미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공연을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보통 비자를 신청하면 한 달 내에는 발급이 됐다"며 "하지만 이번 공연을 앞두고 지난해 12월에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클래식 음악계는 한국의 대표적인 두 음악가의 중국 공연이 취소 또는 어려움을 겪자 "한한령 때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클래식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 여권을 가진 연주자들은 무조건 비자를 내주지 않고 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아직 사례 자체가 많지 않아 정말로 한한령인지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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