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투수 김현수·타자 김광현? 양준혁 자선대회만의 빅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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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4일 17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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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김광현-양준혁. 스포츠동아DB
김현수-김광현-양준혁. 스포츠동아DB
‘투수 김현수가 던지고 1루수 김광현이 친다?’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레전드야구존과 함께하는 2016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에서 스타플레이어들의 이색 모습이 큰 웃음을 안겼다.

‘2016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는 사회취약계층을 위해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자선행사로, 대회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양준혁야구재단의 멘토링 프로그램인 멘토리야구단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는 양준혁 이종범 정민철 김선우 등 프로야구 레전드를 비롯해 김현수(볼티모어), 김광현(SK), 김태균(한화) 등 각 팀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이 대거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양준혁자선야구대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가 바로 보직 파괴다. 이날만큼은 우규민(FA) 김광현 신재영(넥센)이 마운드 대신 타석에 들어서 방망이를 휘둘렀고, 김현수 이호준(NC)이 마운드에 올라 힘껏 공을 던졌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김현수였다. 그는 원 포지션인 좌익수뿐 아니라 투수, 포수, 유격수까지 다양한 보직을 두루 소화했다. 마운드에서는 시속 134㎞의 빠른 공을 던져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김현수뿐 아니다. 프로야구에서 손꼽히는 ‘거구’ 최준석은 유격수로 출전해 물 찬 제비처럼 날렵한 수리를 보여줬고, 윤희상과 우규민도 투수라는 원 보직이 무색할 만큼 빼어난 타격솜씨를 자랑했다.

윤희상의 활약은 비단 타격에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첫 타석에서 김태균의 타격 준비자세부터 폴로스로까지 완벽하게 재현해내 보는 이들의 감탄사를 자아냈다. 김태군도 손아섭의 타격자세를 그대로 흉내 내 박수를 받았고, 이에 지지 않고 양신팀 양준혁 감독은 2회말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복한 깜짝 구심으로 나선 박해민과 몸싸움을 벌이는 등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양신팀과 종범신팀으로 나눠 치러진 경기는 팽팽한 접전 끝에 9회말 양신팀의 최정(SK)이 끝내기 적시타를 때려내며 16-15로 끝났다. 물론 경기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소외계층을 위해 발 벗고 나선 선수들의 얼굴에는 행사 내내 웃음꽃이 떠나질 않았다. 매년 대회를 주최하고 있는 양준혁도 행복한 미소로 의미 있는 행사를 마무리했다.

고척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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