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프리즘]톱가수 의상협찬 최고 1억 받아

  • 입력 1997년 3월 20일 07시 48분


[허엽 기자] 옷차림도 「전략」이다. TV 무대를 위주로 활동하는 가수나 그룹에 옷차림은 일종의 무장(武裝)이다. 노래뿐 아니라 옷으로 만든 이미지가 인기를 좌우하기 때문에 이들은 패션 바람을 일으키는데도 온갖 아이디어를 짜낸다. 새 앨범 발매를 앞둔 가수들은 홍보전략을 짤 때 노래에 맞는 의상 스타일을 함께 짜낸다. 신세대 댄스그룹의 경우 현란한 색상을 기조로 해서 춤동작에 맞는 의상을 고안하고 발라드 가수의 경우 노래분위기에 맞게 캐주얼 정장 차림을 고른다. 록그룹은 거친 이미지를 강조하는 옷을 선호한다. 이처럼 의상에 대한 개념이 정리되면 다음은 협찬업체를 구한다. 출연할 때마다 다른 옷을 입어야하므로 의상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류메이커나 CF대행사에서도 광고효과를 노려 자사 상품에 맞는 가수들을 선정, 먼저 섭외하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계약이 이루어지면 가수들은 해당업체의 옷을 입고 출연한다. 계약기간은 대략 3개월이고 금액은 톱스타의 경우 최고 억원대까지. 그러나 유별난 의상을 원하는 가수들에게 기성복은 출연의상으로 적절치 않기 때문에 의류메이커로부터 제작비를 별도로 지원받고 해당 상표만 손목이나 옷깃에 붙여서 TV 무대와 콘서트에 서는 게 보통이다. 인기정상의 그룹 「H.O.T」는 모회사의 상표를 붙이고 출연하면서 1억여원을 받고 있다. 물론 이 금액중 상당액은 패션전담 코디네이터 고경민씨가 의상을 구상하고 원단을 구입하는데 쓴다. 「H.O.T」의 경우 또래 부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감안, 발랄한 이미지의 패션을 만들어 나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 고씨의 말. 최근 정상을 달리고 있는 가수 양파의 옷도 패션전문가인 이효정씨가 맡는다. 이씨는 양파의 노래가 리듬앤블루스이기 때문에 흑인음악의 분위기를 위해 힙합 바지 등을 권하고 아직 고교생(고3)인 점도 강조하기 위해 단정한 옷도 입힌다고. 지금은 A업체와 신인일때 계약한 탓으로 계약금이 많지 않으나 기간이 끝나면 몇배로 뛸 전망. 「주주클럽」도 대부분 의상전담이 제작한 옷을 입는다. 의류메이커에서 적절한 옷을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표만 「붙여주고」 3개월에 5천만원을 받는다. 상표만 붙이는 경우 같은 옷을 사기 위해 옷가게에 달려간 팬들은 허탕치기 십상. 스타 패션에 예민한 팬들과 광고효과를 노리는 업계의 이해가 맞물려 「상표」만 방영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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