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만나는 고구려]<5·끝>마구

  • 입력 2005년 5월 5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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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테를 둘러 화려하게 꾸민 재갈멈추개(왼쪽)와 말띠드리개. 사진 제공 고려대박물관
금동테를 둘러 화려하게 꾸민 재갈멈추개(왼쪽)와 말띠드리개. 사진 제공 고려대박물관
고구려인들은 말 타기와 사냥 등 무예를 중시했다. 이에 따라 마구(馬具·말갖춤)가 크게 발달했다. 고구려의 마구 수준은 매우 높았고, 백제 신라와 일본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고구려의 마구는 발전된 경제와 문화, 강한 군사력 수준을 보여 준다.

이번 고려대의 ‘고구려 특별전’에는 5세기 전반 무렵의 안장턱 테두리와 재갈멈추개, 발걸이(등자), 말띠드리개 등이 전시된다. 이 마구는 1976년 평안남도 평성시 지경동 1호 무덤에서 출토됐다. 흙 속에 오래 묻혀 있었던 탓에 나무나 천 가죽으로 된 부분은 모두 썩어 없어지고 금속 부분만 발굴됐다. 쇠로 된 발걸이를 제외하곤 모두 동(銅)으로 만들고 도금한 이 마구는 화려하면서도 말을 타고 부리는 데 매우 편리하게 돼 있다.

전문가들은 귀족계급이나 지휘관급의 마구 장식으로 추정한다.

안장턱 테두리는 3.5cm 폭의 청동 띠를 U자 모양이 되도록 접어 말안장의 앞턱을 감쌌던 것이다. 안장턱에 입힌 금도금은 지금도 잘 남아 있다.

재갈멈추개는 재갈이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면서 말고삐를 당기면 말의 입 양옆을 조여 주는 역할을 한다.

말띠드리개는 나무 잎사귀처럼 생겨 흔히 행엽(杏葉)이라고 불린다. 말이 발을 뗄 때마다 철렁철렁 소리를 내면서 그 위용을 보이기 위해 말의 가슴걸이에 달았던 장식품이다.

발걸이는 안쪽을 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철판을 덧씌우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발을 딛는 부분에는 발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3개의 도드라진 턱이 있다.

▽도움말=최무장(崔茂藏) 건국대 명예교수, 김두철(金斗喆) 부산대 교수

▽참고=북한 조선유적유물도감 제4권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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