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704>夫達也者는 質直而好義하며 …

  • 입력 2009년 8월 4일 02시 59분


최근 達人(달인)이란 말이 유행한다. ‘춘추좌씨전’에서는 道理(도리)에 널리 精通(정통)한 사람을 가리켰다. 達人大觀(달인대관) 혹은 達觀(달관)이란 말이 있듯이 도리에 널리 정통한 사람은 천지간의 사물을 높은 곳에서 관찰한다고 한다. 그 후 기술 기예 예술의 영역에서 숙련되어 정통한 사람도 달인이라 불렀다. 생활의 달인이란 말도 파생됐다.

통달했다는 評語(평어)는 듣기 좋다. 그렇기에 공자의 제자 子張(자장)은 士(사)의 신분인 사람이 어떻게 해야 통달한 사람으로 평가받겠느냐고 스승에게 물었다. 자네가 말하는 통달이란 무엇인가, 공자는 반문했다. 제후의 조정에서 벼슬 살면서 명성이 있고 집안의 일족 사이에서 명망이 높은 것을 말합니다. 자장의 대답에 공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통달이란 내면의 덕이 자연스레 언어와 용모로 나타남을 가리킨다고 다시 정의했다. ‘논어’ ‘顔淵(안연)’편에 그 대화가 나온다.

夫는 발어사다. 質直은 질박하고 정직함, 好義는 정의를 좋아함이다. 察言은 남의 말을 바르게 이해함, 觀色은 남의 안색을 살펴 마음을 꿰뚫어봄이다. 慮는 사려 깊음, 下人은 남의 아래에 처하는 겸손함을 말한다. 在邦은 제후의 조정에서 벼슬 사는 일로, 공적활동을 가리킨다. 在家는 집안에서 일족과 어울려 생활하는 일로, 사적활동을 가리킨다.

명성이 높다고 달인은 아니다. 내면의 성실함이 바깥으로 우러나와 직무로 구현돼야 달인이다. 정치나 사회의 지도자도 九段(구단)이 아니라 참된 달인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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