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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6월 2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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有民人焉과 有社稷焉은 같은 짜임을 가진 구절이다. 단, 民人은 人民과 같지만 社稷은 토지신 社와 곡물신 稷을 합한 말이다. 국가처럼 지방에도 社稷의 壇(단)을 두었다. 何必∼ 爲∼는 ‘어찌 반드시 ∼라 하겠는가’ 반문하는 어투다. 여기서 爲學은 학문한다는 말이 아니라 학문으로 간주하다는 말이다. 惡夫(오부)는 ‘저 ∼을 嫌惡(혐오)한다’이다. (녕,영)者(영자)는 强辯(강변)의 인물을 말한다.
‘예기’에서는 마흔의 나이를 强仕(강사)라 했다. 그 나이가 되어야 이념을 실천하기 위해 억지로 벼슬에 나아간다는 말이다. 鄭(정)나라 대부 子皮(자피)가 한 젊은이에게 자기 영토를 맡기려고, “실제 정치를 하는 것이 학문이자 수양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현명한 대부 子産(자산)은 “공부한 뒤 정치한다는 말은 들었어도, 정치를 학문이나 수양으로 여긴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고 하면서 말렸다. 이념 추구의 학문과 정치적 실천을 분리시키면 안 되지만, 정치를 학문이라 간주하여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여긴다면 결코 옳지 않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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