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드라마 홍보뉴스」 꼴불견

  • 입력 1999년 6월 8일 19시 29분


KBS 1TV는 6일 밤 9시뉴스에 느닷없이 ‘최수종 채시라 극중 첫 결혼’이란 보도를 내보냈다. KBS1 일일드라마 ‘사람의 집’(평일 오후8·30)에 출연 중인 두 주인공이 여러차례 드라마에 단짝커플로 출연했지만 결혼에 골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7일 아침10시 뉴스에서도 반복됐다.

보도가 나간 후 본사에는 “최수종이 부인(탤런트 하희라)과 이혼하고 채시라와 재혼하느냐”는 ‘심각한’ 질문부터 “방송사고다”라는 의견까지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PC통신도 시끌벅적했다.

‘사람의 집’은 KBS 밤9시뉴스가 시작되기 직전에 방영되는 일일연속극. 최근 KBS 9시뉴스가 1년여만에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을 추월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프로다. 뉴스직전의 일일연속극이 뉴스의 시청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방송가의 ‘속설’은 최근 방송진흥원 연구보고서에서 사실로 입증된 바 있다.

현재 ‘사람의 집’은 25%대, MBC ‘하나뿐인 당신’은 15%대를 기록중이다.

따라서 이 보도는 ‘사람의 집’의 PR과 이 드라마에 대한 ‘보은(報恩)’의 의도가 동시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자가 발전’은 KBS만의 일은 아니다. 김은혜앵커를 투입, ‘뉴스데스크’의 부진을 털어내려는 MBC는 지난달 27일 ‘생방송 임성훈·이영자입니다’(평일 오전9·45)를 통해 20여분동안 김앵커의 스타만들기를 시도했다. 연예인 사생활 캐묻는 듯한 질문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방송사들의 자사 홍보는 허다하다.

뉴스는 뉴스답게 만들어야 한다. 뉴스와 자사의 CF를 혼동하면 뉴스의 신뢰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신뢰도가 떨어지는 뉴스를 시청자는 보지 않는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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