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매수 적기'vs'반등시 비중축소' 삼성전자 투자견해 대립

  • 입력 2001년 7월 25일 08시 28분


'지금이 매수적기다', '아니다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

지난 20일 2/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에 대해 시장전문가들의 투자견해가 양분됐다.

2/4분기 실적은 충분히 예견됐고 3/4분기 실적악화 전망도 현주가에 반영됐다는 진영과 향후 반도체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하는 집단으로 나눠졌다. 전자는 현가격대에서 매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후자는 비중을 줄이거나 현수준을 유지하라고 권한다.

24일까지 나타난 투자견해를 분석해보면 현가격대에서 매수를 주장하는 입장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로는 UBS워버그증권, 골드만삭스증권, HSBC증권 SG증권 등이 매수견해를 밝히고 있다. 국내증권사중에서는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이 매수하라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2/4분기 실적악화는 충분히 예견됐고 또한 3/4분기 실적악화도 시장에 알려진 악재라고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4/4분기이후 반도체 가격 회복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4일 2/4분기 6000억원에 달한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3/4분기 3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가 4/4분기부터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즉 5000억원(4/4분기) 8000억원(2002년 1/4분기) 9000억원(2002년 2/4분기) 등 반도체 가격 회복을 전제로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은 또한 정보통신부문의 매출액이 1/4분기보다 21% 증가하면서 반도체 부문의 부진을 상쇄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장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얘기다.

UBS워버그증권은 2/4분기 반도체부문(메모리+비메모리+TFTLCD)의 매출액(2조 2000억원)보다 정보통신부문(2조 3천억원)의 매출액이 큰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강력매수(Strong buy)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정보통신부문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하면서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를 한단계 높일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들과 달리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과 ABN암로증권, CSFB증권 등은 비중축소(Reduce) 내지 보유(Hold)를 제시했다.

이들은 향후 반도체 경기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을 취한다.

'빅 5'가 적정 이윤을 확보하기엔 반도체시장 규모가 적다고 판단한다. 자율적인 감산만으론 부족하고 '빅 5'중 한개업체는 문을 닫아야 적정이윤을 얻을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당연히 세계 반도체 업계의 가시적인 구조조정이 나타나기 전까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악화는 불가피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증권은 24일 현대증권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영업이익 전망치를 내놨다.

3/4분기 영업이익이 1060억원에 그쳐 2/4분기(6000억원)보다 무려 82%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후에도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내다봤다.

즉 1774억원(4/4분기) 2295억원(2002년 1/4분기) 2421억원(2002년 2/4분기) 3977억원(2002년 3/4분기) 8482억원(2002년 4/4분기) 등으로 추정했다.

적어도 내년 3/4분기까지 실적악화가 계속될 것이란 얘기다.

이같은 실적악화 우려는 현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한다. 이런 연장선상에서 반도체 가격의 일시적인 반등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오를 경우 비중을 줄이라고 권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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