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신지체 소녀의 ‘기구한 삶’

  • 입력 2004년 5월 11일 23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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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서부경찰서는 정신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10대 소녀를 구속했다.

이날 경찰에 붙잡혀 온 송모양(16)이 속칭 ‘티켓다방’에 취직하기 위해 이웃에 살던 아홉 살짜리 어린이를 유괴했던 것.

송양은 “친동생인데 먹여 살려야 하니 일하게 해달라”며 광주 북구 풍현동 Y다방에 취직해 정군과 함께 생활한 혐의로 이날 경찰에 구속됐다.

일주일 후인 11일 서부경찰서. 이번엔 송양을 고용했던 다방 업주와 이 다방을 드나들던 40대 남성 3, 4명이 붙잡혀 왔다.

경찰에 따르면 송양이 6세 때 어머니가 가출해 친척집에 맡겨졌다.

마음이 편치 않은 친척집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2002년 4월 가출한 송양은 PC방과 여관 등을 전전하다 2월 광주 Y다방에 취직했지만 미성년임이 들통 나 한 달 만에 다방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송양은 다시 서울로 올라와 이웃 아이를 유인한 뒤 다시 광주에 내려가 이 다방에서 일하게 된 것.

송양의 ‘티켓 다방’ 생활은 고달팠다. 손님들이 툭하면 송양을 불러내 성폭행했다. 정신지체가 있어 “맛있는 것을 사준다”는 말 한마디에도 이들의 손에 끌려 나가기도 했다.

게다가 얼마 뒤 다방 업주가 200만원을 받고 손님 김모씨(40)에게 송양을 팔아넘기고 말았다.

그러나 송양은 팔려간 지 하루 만에 김씨 집에서 뛰쳐나와 경기 안산시의 한 다방으로 옮겨 일을 하다가 아이 유괴신고를 받은 부모의 신고로 경찰에 잡혔다.

경찰은 송양을 고용하고 성매매한 Y다방 업주 송모씨(29·여)와 송양을 산 뒤 성폭행한 김씨 등에 대해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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