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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4월 10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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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부당한 차별을 없애기 위해 근로조건 등과 관련된 파격적인 제도를 제안하고 시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회사의 살림살이를 맡은 임원들은 속앓이를 할 때가 적지 않았다. 경영 여건을 고려해 무리한 복리후생비 지출을 만류하는 임원들의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경영지원실장인 윤천석(尹千錫) 상무이사의 회고. 지난해 3월 비정규직 지도교사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근로조건 선택제’를 도입할 때의 일이다.
“저를 포함한 임원진 대부분이 정규직 전환 문제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요. 퇴직금 등 회사가 떠안아야 하는 각종 비용이 매년 80억원 정도로 만만치 않았거든요.”
그러나 변 사장은 “지도교사들의 신분이 안정돼야 정성어린 교육이 가능하다”며 이 제도 도입을 강력하게 추진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 1년간 800여명의 비정규직 지도교사가 정규직으로 바뀌었다.
모성보호 관련법이 개정되기 이전인 2000년 10월부터 출산휴가를 90일로 연장한 것도 변 사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이다. 또 지난해 2월부터 업계 최초로 이 회사에서는 성희롱 예방 및 여성인력의 고충처리 업무 전담 여직원 2명이 일하고 있다.
한솔교육에서는 성별의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존재하지 않는다. 지국장급 이상 관리자(336명) 중 여성이 157명(47%)일 정도로 여성들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또 최근 2년간의 채용 인원(1611명) 중 여성이 1454명으로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점이 인정돼 한솔교육은 최근 노동부가 선정하는 ‘제2회 남녀고용평등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변 사장은 “모든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쟁 관계에 있는 ㈜웅진닷컴 김준희(金準熙) 대표이사는 “변 사장은 바른 가치관과 경영 능력을 겸비한 보기 드문 기업가”라며 “특히 직원들과 호흡을 함께 하고 성과를 공유하려는 그의 특이한 경영 방식이 한솔교육의 성장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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