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것만은]"숙박업소 대부분 영어 안통해요"

  • 입력 2002년 2월 28일 18시 05분


“남미 축구의 ‘빅3’인 파라과이팀이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확신합니다.”

루이스 페르난도 아발로스 주한 파라과이 대사(43·사진)는 만나자마자 자국 대표팀의 ‘골 넣는 골키퍼’ 칠라베르트 선수를 아느냐고 물었다.

‘축구광’인 그는 6월 2일 부산, 7일 전북 전주, 12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리는 파라과이팀의 경기를 모두 관람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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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에서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볼 수 있게 돼 큰 행운”이라며 아이처럼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2년 전 한국에 부임한 아발로스 대사는 “이번 대회가 한국과 파라과이 두 나라의 문화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요즘 자국팀이 경기를 갖는 세 도시를 순회하며 파라과이를 알리기 위한 각종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대회 기간 중 파라과이 작가들의 미술전시회와 음악 콘서트를 비롯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대회 기간 중 한국도 우수한 문화를 파라과이 등 전 세계인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아발로스 대사는 애정 어린 지적도 잊지 않았다.

“공항과 각 개최지를 연결하는 다양한 교통편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차로 이동하다간 교통 체증 때문에 자칫 경기 시간을 놓칠까 우려되고요.”

외국관광객이 묵게 될 숙박업소에 대한 염려도 적지 않다는 것. 큰 호텔을 제외한 대부분 숙박업소의 경우 영어도 제대로 통하지 않아 모처럼 한국을 찾는 외국 손님들이 불편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자국 선수와 교민들의 안전.

“훌리건이나 테러 등으로부터 선수와 관중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외국인들도 신속히 대피할 수 있도록 사전에 출구 위치 등을 잘 안내하는 배려가 필요하겠죠.”

그는 성공적인 월드컵을 위해선 첨단 경기 시설뿐만 아니라 모든 한국 국민의 따뜻한 손님맞이 준비가 필수라고 덧붙였다.

“대회가 끝난 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한국의 추억을 갖고 돌아갈 수 있다면 대회는 200% 성공이 아닐까요.”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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