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캠페인/습지의 이점]정화 뛰어난 「자연의 콩팥」

  • 입력 1997년 9월 22일 07시 44분


습지는 자연 정화능력이 뛰어나 「자연의 콩팥」이라고 불린다. 습지에 사는 수많은 동식물과 미생물은 육지에서 흘러온 토사와 부유물질을 거르고 각종 중금속과 유해화학물질을 무해한 형태로 바꿔주며 부영양화를 일으키는 질소와 인을 먹어치운다. 연안습지인 갯벌 1㎢는 하루에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1백PPM인 시궁창물을 2만1천7백t이나 처리할 수 있다. 습지는 물을 가둬놓았다가 가물때 서서히 내보냄으로써 홍수나 가뭄 같은 자연재해도 예방한다. 또 수중과 육상의 생태계를 잇는 생태계의 보물창고로서 그 가치가 산림지역의 20배, 바다의 10배나 된다. 철새 도래지로 이동중인 철새에게는 먹을거리를 제공한다. 호주 남동부에서 겨울을 지낸 도요새는 중국 양쯔(揚子)강까지 이동하면서 2백70g이던 몸무게가 절반 이하인 1백20g으로 줄어든다. 8천㎞가 넘는 이 고된 여행을 지탱해주는 것은 강화 인근 갯벌 등 동북아의 습지다. 「네이처」지(誌) 최근호에 따르면 내륙습지인 늪의 경제적 가치는 1㏊당 연간 1만4천7백85달러(1천3백여만원), 갯벌의 경우 9천9백90달러(8백99만여원)에 달한다. 세계 각국은 이같은 중요한 습지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위해 지난 71년 2월 이란 람사에서 「람사협약」을 채택했다. 현재 미국 영국 독일 등 97개국이 가입해 있으며 우리나라는 지난 3월 98번째로 가입했다. 람사협약에는 8백68개 습지가 등록돼있고 대암산 용늪은 우리나라 습지로는 처음으로 지난 7월 등록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갯벌은 국토면적의 3%정도인 2천8백15㎢, 늪은 용늪 무제치늪 우포늪 등 모두 1백11㎢가 있으나 보전노력이 부족해 면적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임시국회때 습지보전법을 마련해 상정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