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로 본 이라크 앞날]<3>극렬 테러리스트 알 자르카위

  • 입력 2004년 7월 1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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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권이양을 앞두고 벌어진 혼란의 중심에는 요르단 출신의 테러리스트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38)가 있었다. 미국이 예정일을 이틀 앞당겨 전격적으로 주권을 이양한 것도 주권이양일에 맞춘 그의 ‘기획 테러’를 무산시키기 위해서였다. 한국인 김선일씨를 납치 살해한 배후에도 그가 있었다.》

▽무차별 테러 자행=이라크에서 자르카위는 해외에서 들어온 전문 테러세력을 상징한다.

그의 존재는 올해 5월 미국인 니컬러스 버그를 참수하면서 급속히 부각됐다. 그가 이끄는 테러조직 ‘알 타우히드 왈 지하드(유일신과 성전)’는 김씨도 같은 방식으로 살해했다. 민간인 납치 살해를 새로운 테러 수단으로 삼은 것이다.

자르카위는 그동안 바그다드 유엔사무소, 카르발라 시아파 사원 등 시설물 종류를 가리지 않고 폭탄테러를 저질러 왔다. 미국에 협력하던 에제딘 살림 전 과도통치위원장이나 제너럴일렉트릭(GE) 직원 등 신분을 막론하고 살해했다. 이야드 알라위 총리까지 공개적으로 살해 위협을 받았다.

미국 국무부는 1일 그에게 걸린 현상금을 2500만달러(약 289억원)로 올렸다. 9·11테러를 지휘한 오사마 빈 라덴의 현상금과 같은 액수다. 현상금은 올해 초 500만달러에서 반년 만에 5배로 늘어났다. 그만큼 미국이 자르카위를 위협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미군은 이날 팔루자에 있는 자르카위의 은신처로 추정되는 곳을 폭격했다. 6월 이후 벌써 4번째 공습이다. 일부에서는 미군 폭격으로 그가 숨졌을 가능성도 제기하지만 확인할 수 있는 미군의 정보는 빈약하기만 하다.

▽극단적 지하드주의자=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자르카위의 최고 목표는 미군을 비롯한 연합군 축출이다. 민간인 납치에서 폭탄테러에 이르는 그의 모든 전술은 이 목표 달성에 맞춰져 있다. 그는 미군 축출을 위한 싸움을 모두 지하드(성전)로 규정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공부보다는 종교(이슬람교)에 심취했다고 알려져 있다. 12세 때 학교를 중퇴한 뒤 사원을 드나들면서 요르단을 이슬람국가로 만들어야 한다는 극단주의자로 성장했다. 그의 종교적 편향은 199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귀국한 뒤 한층 강화됐다.

자르카위는 수니파에 속한다. 그러나 지하드에 나서지 않는 이슬람 성직자들은 종파 구분 없이 규탄 대상이고 테러 대상이다. 올해 1월 공개된 녹음테이프에서 그는 “수십만명의 이슬람교도들이 이교도에게 학살당하는데도 이슬람 성직자들은 침묵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성직자들은 심판일에 유대인과 십자군, 다신교도에 맞서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 알라의 질문에 답해야 한다”며 묵시론적인 주장을 펼쳤다.

주권을 이양 받은 과도정부의 시급한 과제인 치안 문제는 자르카위의 활동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알 자르카위 신상명세▼

○생년월일:1966년 10월 30일

○출생지:요르단 자르카

○머리칼:검은색

○눈동자:검은색

○얼굴색:올리브색

○여권번호:Z264958

○본명:아마드 파딜 알 칼라일라

○별명:아부 아마드

아부 무하마드

사크르 아부 수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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