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여사' 화끈하네

  • 입력 2004년 3월 4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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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존 케리(60) 상원의원의 부인 테레사 하인즈 케리(65) 여사의 독특한 면모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내성적이고 사색적인 남편과 달리 화끈한 성격으로 거침없는 화법과 때로는 미국인들에게는 낯선 알쏭달쏭한 동양적 어법까지 구사해 주목을 받아왔다.

60대 '할머니'로 믿겨지지 않는 팽팽한 피부에 대해 의혹이 쏟아지자 보톡스 주사를 맞았다고 밝혔다. 케리 의원과 이혼할 경우 재산 분할에 관한 계약을 맺었음도 숨기지 않았다.

케리 의원과 인턴과의 스캔들 의혹 기사가 나간 후에는 남편에게 여자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남편에게 '만약 바람을 피우면 그냥 죽이지 않고 불구로 만들어버리겠다'는 농담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공화당원이었던 전력에 대해서도 아버지 부시 대통령에 투표를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남편을 지지하기 위해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꿨다고 고백했다.

테레사 여사의 튀는 언행을 공화당측에서는 선거에 이용할 기회로 엿보고 있다.

케리 의원의 스캔들 의혹 직후 한 예비선거 축하행사에서 테레사 여사가 남편의 키스 세례에 얼굴을 잔뜩 찌푸리자 공화당 관계자들은 '불화설'을 부추겼다. 남편을 '시간이 흐르면서 숙성된 와인'같다고 비유한 것을 두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테레사 여사는 화려한 이력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포르투칼 의사인 아버지 때문에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태어나 남아공에서 대학을 나오고 스위스 제네바 통역대학원을 다녔다.

이곳에서 케첩재벌인 하인즈 가문의 존 하인즈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나 결혼했다. 1991년 비행기 사고로 남편이 사망하자 5억 달러에 달하는 유산을 물려받았다.

다음해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지구정상회담에 참석했다가 케리 의원을 만나 1996년에 재혼했다.

대체의학에 관심이 많아 남편의 건강검진 기록을 보고 전립선암 조기 진단에 기여하기도 했다.

자선사업가와 환경운동가로 활발하게 활동해온 테레사 여사는 케리 의원의 정책구상과 선거전략에도 적극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활력과 열정이 케리 의원에게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일부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 힐러리 상원의원처럼 유권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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