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IT섹션]장례식도 '온라인 속으로'

입력 2000-10-08 18:36수정 2009-09-22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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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6일 69세의 나이에 폐암으로 숨진 바버라 앤 프레데릭슨 핀그리 여사의 영혼이 월드와이드웹(WWW)을 떠돌고 있었다.

이날은 바로 핀그리 여사의 장례식이 치러진 날. 장례식은 애리조나의 한 교회에서 열렸지만 몬태나 유타 뉴멕시코 등 다른 지역에 사는 유족 50여명도 컴퓨터 모니터 앞에 서서 핀그리 여사의 장례식을 지켜봤다.

리얼플레이어가 쏟아내는 장례식 화면에는 슬픔에 흐느끼는 조문객들의 모습, 아무것도 모르는 듯 순진하게 덴마크 자장가를 부르며 아장아장 걷는 핀그리 여사의 두 살배기 증손자의 모습 등이 담겨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인류의 오랜 의식 가운데 하나인 장례식이 온라인으로 진출, 확실한 수익구조를 가진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베이비붐 세대가 점점 연로해져 2010년 이후에는 장례식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존의 장례업과 전자상거래가 결합된 모델이라는 게 타임스의 분석이다.

핀그리 여사의 장례식을 대행한 메신저사와 같은 온라인 장례업체들의 수입원은 크게 두 가지. 장례절차에 필요한 관, 유골단지, 유약 등의 물건을 팔거나 장례식 장면을 유족들에게 생중계해서 수익을 남긴다.

연간 수백억달러에 이르는 장례 시장에서 온라인 장례업체들이 등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미국 장례사협회의 켈리 스미스 대변인은 “정확히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지만 지난해 4, 5개 업체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이번주 볼티모어에서 열리는 연례회의에는 10여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홍보를 하겠다며 신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인터넷 컨설팅 회사인 주피터커뮤니케이션스의 팀 클라크 수석 애널리스트는 “이 부문의 시장에서 온라인 장례업체가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협회에 속한 1만3500여명의 장례사 중 60% 이상이 E메일을 쓰지 못하는 데다 팩스조차 없는 장례사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 시대에 생존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미 온라인 장례업은 다양한 사업모델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400여개 중소 장례업체의 홈페이지 운영을 대행해주는 헤븐리도어닷컴(HeavenlyDoor.com)은 이번 가을 B2B(기업간 거래)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장례물품 생산업자와 장례사를 직접 연결해 유통마진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인간의 엄숙한 의식인 장례를 온라인으로 중계한다는 것에 반발하는 사람도 많다. 장례식이 비트나 바이트로 대체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생각.

“그렇다고 가족이 죽었을 때 장례사마다 일일이 찾아다니며 관 값이나 장례비용 등을 비교하는 것보다는 낫잖아요. 분명 편리한 점도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400여종의 관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웹캐스킷츠닷컴(WebCaskets.com)의 알렉스 프로스트 사장의 대답이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리얼플레이어▼

컴퓨터로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해주는 리얼네트워크사의 멀티미디어 재생 소프트웨어. 리얼네트워크사의 홈페이지(www.real.com)에서 구입하거나 기능을 축소한 베이직 버전은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미디어플레이어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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