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Metro]베를린 170만명 '러브퍼레이드' 행진

  • 입력 2000년 7월 6일 19시 26분


유로2000의 열기가 베를린으로 옮겨 붙었다. 이미 전 세계에서 100만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베를린에 입성, 8일부터 열리는 테크노 축제인 ‘러브 퍼레이드’의 시작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

형형색색의 분장과 독특한 의상을 차려 입은 젊은이들이 테크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행진을 하는 러브 퍼레이드. 올해로 12번째인 러브 퍼레이드는 베를린을 상징하는 건축물인 브란덴부르크문에서부터 지게스조일레(승전탑)를 잇는 ‘운터 덴 린덴’ 거리에서 펼쳐진다.

‘하나의 세계, 하나의 러브 퍼레이드’를 모토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 쏠리는 관심은 참가자 수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베를린관광마케팅(BTM)에 따르면 89년 처음 열렸을 때 고작 150명이던 참가자가 지난해에는 15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에는 17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는 ‘테크노 트럭’이 처음으로 선을 보인다. 알록달록한 테크노풍으로 장식한 대형트럭 50대에 250명의 디스크자키(DJ)가 탑승, 사람들과 함께 행진을 하면서 끊임없이 테크노 음악을 틀어줄 예정이다.

또 이번부터 러브 퍼레이드가 유럽의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이미 1일부터 축제를 시작한 오스트리 아의 빈을 비롯해 8일에는 영국의 리즈에서 러브 퍼레이드가 펼쳐진다.

축제를 준비해 온 러브 퍼레이드 팀의 엔리크 니체는 “러브 퍼레이드의 국제화는 ‘음악은 국경도 국적도 알지 못한다’는 창립자 마티아스 뢰인 박사의 정신을 잇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축제가 과열될 것을 우려해 베를린시는 이미 비상사태에 돌입했다고 독일의 일간 디 벨트지가 최근 보도했다.

베를린시는 교통대란에 대비해 70대의 열차를 증편하는 등 대중교통수단을 추가로 확보했으며 경찰은 테크노 공연장에서 팔리는 ‘쿠셸드로게’라는 환각약품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발표한 상태.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베를린시는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BTM의 한스 페터 네르거 사장은 “통일 독일의 수도가 된 지 1년 만에 베를린은 연간 1000만명이 찾는 유럽의 관광수도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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