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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상장기업&CEO]소셜카지노 시장서 대박 친 ‘K게임 신화’

입력 2018-03-08 03:00업데이트 2018-03-08 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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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게임즈 김가람 대표
김가람 더블유게임즈 대표가 6일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 회사 로고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김 대표는 자신처럼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목표로 게임을 개발하는 후배가 늘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글로벌 소셜 카지노 게임 업체 더블유게임즈의 서울 강남구 강남파이낸스센터빌딩 16층 사무실에서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넓은 카페. 이 회사가 쓰는 한 층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여 평 규모다. 직원들은 매일 아침 이곳에서 김밥이나 초밥 등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받고 언제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카페 옆에는 당구대와 탁구대도 있다.

6일 기자에게 사무실 구석구석을 안내해준 원용준 최고재무책임자는 “직원들이 최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김가람 대표(40)는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자는 뜻에서 따로 집무실을 두지 않고 팀장급 간부 여러 명과 함께 사용하는 공간을 사무실 한쪽에 배치했을 정도다.

김 대표는 2000년 KAIST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정보기술(IT) 업체 근무를 거쳐 2012년 이 회사를 창업했다. 캐시카우 구실을 할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해 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국내의 다른 게임 회사들과 달리 이 회사는 처음부터 북미 시장을 공략했다. 지금도 국내에선 이용할 수 없다. 그가 ‘게임업계의 박찬호’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소셜 카지노 게임이란 오프라인 카지노와 온라인 게임의 장점을 극대화한 레저게임. 미국 시장조사 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시장은 5조 원 규모에 달한다. 세계 5위 안에 드는 이 분야 업체 가운데 오프라인 카지노 운영 경험이나 오프라인 슬롯머신의 지식재산권(IP) 기반이 없이 출발한 회사는 더블유게임즈가 유일하다.

자칫 약점이 될 수 있는 이런 점들을 김 대표는 강점으로 바꿔냈다. 경쟁 업체들은 온라인상에서 오프라인 카지노를 경험하도록 하는 게 목표였다. 게임 마니아이긴 해도 카지노와 인연이 없는 김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이용자에게 중요한 승률을 오프라인 카지노보다 높여 주는 등 이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게임을 개발하려 애썼다.

이런 노력은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페이스북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소셜 카지노 게임 더블유카지노는 2012년 5월 출시 이후 2년여 만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어 출시한 더블유빙고, 테이크5(TAKE5)도 히트했다. 창업 첫해 40억 원 수준이었던 연간 매출은 지난해 3193억 원으로 뛰었다.


높은 성장세에 힘입어 창업 3년 만인 2015년 11월 코스닥 시장 등록에도 성공했다. 주당 공모가는 6만5000원으로 42.36%의 지분을 가진 김 대표는 4800억 원대의 주식 부자가 되면서 또 하나의 K게임 신화를 창조했다. 창업 4년 만에 매출 1000억 원을 달성해 2016년 벤처기업상을 수상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는 최단 기록이다.

회사는 지난해 6월 오프라인 슬롯머신 개발사인 인터내셔널게임테크놀로지(IGT)로부터 더블다운인터랙티브(DDI)를 8억2560만 달러(약 9425억 원)에 인수하는 통 큰 베팅을 했다. 이는 국내 게임업계 인수합병(M&A) 사상 최고 금액이다. 지난해 4월 기준 DDI의 페이스북 전체 게임 매출 순위는 2위다.

DDI 인수 이후 한때 주가가 공모가를 훨씬 밑돌아 김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기도 했다. 김 대표는 주가 방어를 위해 2016년 급여와 성과급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주가는 2016년 11월 25일 3만100원까지 빠졌으나 지난해부터 서서히 기력을 회복한 뒤 최근 6만 원대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7일 종가는 6만4000원.

김 대표의 목표는 2022년까지 글로벌 소셜카지노 1등 기업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 그동안 성장세가 꺾였던 DDI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더블유게임즈의 그동안의 운영 노하우를 DDI에 접목하면 올 상반기에 추세를 되돌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내년에는 DDI의 국내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여기서 마련한 공모 자금으로 또다시 M&A에 나서 현재 이 분야 1위 업체인 플레이티카와의 격차를 줄여 나가다 보면 1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플레이티카의 시장 점유율은 26%인 반면 더블유게임즈는 9.2%다. 김 대표의 도전이 성공할지 주목된다.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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