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엽 올블랑 대표평소보다 조금 늦게 일어났는데도 온몸이 천근만근이다. 주말에 늦잠을 자 보지만, 그 바람에 밤엔 또 늦게 잠들어 다음 날 다시 피곤하다. 이 굴레를 끊어 보겠다고 마음먹어도 쉽지 않다. 이 피로를 풀려면 결국 체력을 키워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그 첫걸음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는다.
우선 뭘 해야 할지부터 막막하다. 누구는 달리기가 최고라 하고, 누구는 무릎 상하니 살살 하라 한다. 정보가 많을수록 더 헷갈린다. 두렵기도 하다. 헬스장 한번 가보려 해도, 엉망이 된 내 체력을 마주하는 것도, 낯선 공간에 발 들이는 것도 부담스럽다. 거기다 ‘시작했으면 제대로, 완벽하게 해야지’ 하는 마음까지 겹친다. 누적된 피로, ‘내가 과연 해낼까’ 하는 자신 없음까지. 이렇게 다양한 이유가 얽혀 운동은 자꾸 미뤄지고, 시작했더라도 잠시 쉬어 가는 틈이 생기면 슬럼프는 길어진다.
이런 막막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운동을 이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오래 지켜보면 이들에게서 의외의 공통점이 보인다. 타고난 의지가 달라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의 의지를 별로 믿지 않는다. 그게 첫 번째 비결이다. 슬럼프에 잘 빠지는 사람일수록 “마음만 다잡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욕은 날씨처럼 매일 바뀐다. 꾸준한 사람들은 의욕이 사라질 걸 미리 안다. 그래서 의욕에 기대지 않는 장치를 만들어 둔다. 아침에 눈뜨면 운동복부터 입고, 정해 둔 시간이 되면 그냥 몸을 움직인다. 매번 결정을 새로 내리지 않는 것이다. 한 동료는 이를 두고 “결심은 한 번만, 나머지는 습관에 맡긴다”고 했는데, 정확한 말이다.
두 번째 비결은 목표를 줄일 줄 안다는 것이다. 슬럼프가 무서운 건 한 번 빠지면 ‘이왕 이렇게 된 거’ 하며 아예 손을 놓기 때문이다. 꾸준한 사람들은 컨디션이 바닥인 날 목표를 과감히 낮춘다. ‘10분만 움직이자’, ‘딱 이것만 하자’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했다’라는 연결을 끊지 않는다. 물리학에서도 정지 마찰력은 운동 마찰력보다 높다. 한번 멈추고 다시 시작하려면 그 저항이 움직이고 있을 때보다 훨씬 크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세 번째는 의외로 자신을 덜 다그친다는 점이다. 운동을 못 갔을 때 “역시 난 안 돼” 하고 자책하는 사람은 죄책감 때문에 운동에서 더 멀어진다. 운동이 스트레스가 돼 버리는 것이다. 오래가는 사람들은 그런 날을 오히려 담담히 넘기려고 한다. 작은 실천으로 홈트레이닝을 하며 관성을 끊지 않고, 자신을 너무 다그치지도 않는 것이 중요하다.
슬럼프를 이기는 사람들은 더 강한 사람이 아니라 자기가 약해질 걸 알고, 그 약함을 미리 설계 속에 넣어 둔 사람들이다. 거창한 계획보다 의욕 없이도 굴러 가는 스위치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로 TV 앞에서 서서 하는 10분 복근·힙 루틴을 준비했다. 스탠딩 바이시클 크런치로 옆구리를 깨우고, 스쾃 레터럴 레그 레이즈로 엉덩이 옆선을 자극한 뒤, 리버스 런지 및 니 드라이브 등으로 하체와 코어를 한 번에 잡는다. 의지를 짜내려 애쓰지 말고, 10분짜리 스위치 버튼을 눌러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해 보자. 피로의 굴레가 끊기는 시작점이 될 것이다.
여주엽 올블랑 대표는 2018년 스포츠 콘텐츠 유튜브 채널 ‘올블랑TV’를 개설해 근력 강화 등 각종 운동법을 무료로 소개하고 있다. 5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469만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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