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러의 삼성전자 “러 법인 발판으로 西進”

동아일보 입력 2014-03-21 03:00수정 2014-03-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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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中企를 수출기업으로]<4>2020년 세계1위 꿈꾸는 경동나비엔
최재범 경동나비엔 사장이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사무소에서 ‘콘덴싱보일러 스마트 톡’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미국으로 해외 출장을 간 A 씨.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집에 있는 보일러를 끄지 않고 왔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순간 당황했지만 스마트폰을 찾고는 금세 차분해졌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곳이라면 어디서든 스마트폰으로 보일러를 원격조종할 수 있는 ‘나비엔 스마트 톡 보일러’가 집에 설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주부 B 씨는 ‘나비엔 하이브리젠 SE(스털링엔진)’를 집에 단 후로 전기요금 걱정을 덜었다. 보일러에 장착된 발전기가 발전 폐열을 전기로 바꿔 집안 곳곳에 있는 전자제품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 1위 업체인 경동나비엔이 개발한 첨단 보일러들이다.

○ 기술경쟁력에서 한발 앞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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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최재범 경동나비엔 사장(61)은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로 ‘기술 발전’을 강조했다. “쇠락해 가던 섬유산업이 고어텍스 소재를 만나 재도약의 기회를 얻었듯 기술이 발전해야 기업 또한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2011년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대우전자, GE 백색가전 사장 등을 지냈다.

1988년 아시아 최초로 콘덴싱보일러(배출 직전의 배기가스를 열교환기로 통과시켜 다시 난방을 하는 보일러)를 개발했던 경동나비엔은 지난해에도 나비엔 스마트 톡, 하이브리젠 SE 등을 선보이며 기술 경쟁력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1월에는 콘덴싱보일러에 스마트 톡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최 사장은 “신재생에너지를 연료로 활용한 제품 보일러로 기존 보일러를 대체하는 게 궁극적인 기술 개발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 미국 공장 설립도 계획

기술경쟁력을 강조한 배경으로는 해외 시장 진출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경동나비엔은 현재 국내 업체 중 가장 활발하게 해외 수출을 하고 있는 업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일러 업체들의 수출액(1억7357만 달러) 중 경동나비엔이 차지하는 비중은 66% 수준이다.

수출 전략을 강조하기에 앞서 최 사장은 자신의 경험을 얘기했다. 그는 “1986년 캐나다 주재원 시절 회사 선배가 집에 온돌식 보일러를 깔았는데 후에 5만 달러를 더 받고 집을 판 것을 보고 보일러의 수출 경쟁력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중국 아파트촌에 온돌 한류를 전파하는 등 그동안 축적해 온 난방 시스템의 노하우를 활용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눈앞의 과제는 지난해 11월 설립한 러시아 법인의 활성화다. 러시아법인은 중국(1993년), 미국(2006년)에 이어 경동나비엔이 세 번째로 세운 해외 현지 법인이다. 최 사장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공략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러시아를 시작으로 적극적인 서진(西進)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경동나비엔은 현재 세계 30여 개 나라에 온수기, 보일러 등을 수출하고 있다.

독일 바일런트, 보쉬 등 세계적인 보일러 업체들이 유럽 기업이라는 점에서도 유럽 시장은 회사가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최 사장은 “2020년까지 세계 1위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공장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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