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기업, 이것이 달랐다]삼천리

동아일보 입력 2009-11-14 03:00수정 2009-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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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가 관리하는 도시가스 배관의 길이는 4000km가 넘는다. 연탄 제조업으로 시작해 도시가스 기업으로 변신한 삼천리는 이제 친환경 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삼천리
연탄서 도시가스로 주종목 바뀌었지만 ‘에너지 제왕’ 名家전통 면면

‘삼천리의 역사가 우리나라 에너지의 역사다.’

국내 최대 도시가스기업인 삼천리의 직원들은 이 말을 항상 가슴속에 품고 다닌다. 실제로 1955년 설립해 올해로 54주년을 맞은 삼천리의 역사는 우리나라 에너지시장의 변천사와 궤적을 같이한다. 연탄에서 시작해 도시가스, 열병합발전, 신재생에너지, 해외에너지개발 등 에너지 기업이 할 수 있는 모든 과정을 섭렵해온 삼천리는 이제 새로운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 연탄부터 태양광발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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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5년 ‘삼천리연탄기업사’로 출발한 삼천리는 사업 초기만 해도 수많은 연탄회사 중 하나에 불과했다. 하지만 ‘성실’을 사훈으로 삼은 회사답게 석탄 함유랑을 높인 질 좋은 연탄과 사고 없는 배달로 ‘삼천리 연탄은 믿을 수 있다’는 신뢰를 축적한 결과 대성, 삼표와 함께 ‘3대 연탄회사’로 성장한다. 그 배경에는 연탄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회사를 이끌어온 공동 창업주인 이장균, 유성연 명예회장의 노력이 있었다. 아버지에 이어 삼천리를 이끌고 있는 이만득 회장은 훗날 “용돈을 주시던 아버지의 손은 항상 탄가루가 묻어 까맸다”며 “공장에서 일하다가 새카만 손으로 도시락을 드시던 두 창업주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삼천리는 1982년 경인도시가스를 인수하면서 첫 번째 변화를 모색한다. 당시만 해도 시장 규모가 크지 않던 도시가스 시장 진출에 ‘무모하다’는 사내외 비판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도시가스 사업을 주도했던 이 회장은 “연탄이 잘 팔리고 있었지만 앞으로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연탄사업은 사양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새로운 사업군 발굴을 위해 고민하다가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에너지 쪽으로 진출하기로 결정하고 도시가스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도시가스 부문은 초기에는 큰 이익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도시가스가 차세대 에너지로 각광받으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도시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그동안 꾸준히 설비투자에 힘써온 삼천리의 노력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 실제로 1992년부터 도시가스 부문 매출이 연탄 매출을 앞섰다.

발빠른 투자는 삼천리가 국내 33개 도시가스 사업자 중 17.4%의 시장점유율(2008년 기준)로 부동의 1위를 유지하는 근간이 됐다. 삼천리의 도시가스를 공급받는 고객은 총 237만여 명. 가스 공급을 위한 배관 길이만 4559km에 이른다.

이후 삼천리는 집단에너지사업, 소형 열병합발전, 압축천연가스(CNG) 충전사업 등 에너지와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2조 원을 돌파했다.

○ ‘100년 연속 흑자’를 향해

삼천리는 53년 동안 단 한 차례의 적자도 낸 적이 없다. 창업 이후 지속적인 흑자와 1973년부터 연속 주주배당이라는 경영성과를 인정받아 2006년 무디스로부터 민간 에너지업계 최고 신용등급인 ‘A3’ 등급을 받았다. 회사 측은 “흔들림 없는 품질 경영과 주력사업을 성공적으로 변경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는 2대를 이어온 탄탄한 동업관계가 토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광복 후 식료품점을 운영하던 이 명예회장은 사업차 알고 지내던 유 명예회장과 합심해 삼천리를 세웠고 두 가문의 동업은 2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2세인 이만득, 유상덕 회장도 삼천리, 삼탄 등 모든 계열사의 지분을 동등하게 유지하며 의리를 지켜가고 있다”며 “신규사업 진출도 항상 두 회장이 상의해 결정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2005년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삼천리는 ‘에너지에서 환경까지, 미래를 창조하는 삼천리’라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친환경 생활문화 사업을 위해 2008년 SL&C를 설립하는 한편 새로운 에너지원 발굴을 위해 전남 함평에 2MW급 태양광발전소를 준공하고 상업운전을 시작한 것도 새로운 변신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회사 측은 “친환경 생활문화 사업 등 신성장동력 개발에도 주력해 흑자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삼천리 약사 ▼

-1955년 ‘삼천리연탄기업사’ 창립

-1973년 ‘삼천리산업 주식회사’로 상호 변경

-1982년 경인도시가스 주식회사 인수

-1984년 ‘주식회사 삼천리’로 상호 변경

-1999년 업계 최초 ISO9001, ISO14001 동시 인증 획득

-2006년 한국지역난방공사 합작법인 휴세스(HUCES) 출범

-2007년 이라크 바지안 탐사광구 생산물 분배계약 체결

-2009년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선정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6년 연속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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