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흔들리는 기업가정신, 되살릴 방법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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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뒤 한국산업 이끌 기업의 조건은? (동아일보 3월 4일자 B3면)

《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일부 대기업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가 외부 바람에 덜 흔들리고 안정적으로 성장하려면 작지만 강한 기업을 여러 개 키워내야 한다.(중략) 기업도 사람처럼 흥망성쇠를 겪는다. 요즘처럼 생체리듬이 빨라진 기업환경 아래에서는 안주하면 금방 쇠퇴하고 발 빠르게 준비하면 한 단계 도약하기도 쉽다. ‘파괴적 혁신, 창조적 파괴’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회사들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크다. 》

:: 이게 궁금해요 ::

현대경영학의 거장인 피터 드러커는 한국을 세계에서 기업가정신이 가장 강한 나라로 평가했습니다. 개발도상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은 가장 모범적인 국가였고 이제는 선진국 대열에 진입해야 하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 세계 60개국을 대상으로 기업가정신을 비교 연구한 GEM(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생계형 창업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기업가적 창업은 매우 낮게 나타났습니다. 기업가정신은 2000년의 5분의 1 이하로 추락했다고 합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는 기업가정신지수도 1977년 72.3을 최고점으로 2001년 이후 4∼7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기업가정신을 회복하고 10년 뒤에도 지속 성장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대마불사’의 시대는 끝났다

1931년 지브라는 기업의 성장과 규모는 서로 관계가 없다는 법칙을 발견합니다. ‘지브라의 법칙’ 또는 ‘비례효과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이 이론은 오랫동안 연구자들 사이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지에서 이 법칙을 검증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가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고,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빠르게 성장하지만 실패하기도 쉽다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대기업은 중소기업들보다 무너질 가능성이 낮을까요? 덩치가 큰 기업들만 언제나 승승장구하게 될까요?

2003년 7월, 삼성전자 임원단은 모토로라를 누르고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성장한 노키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핀란드를 방문합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탁월한 기술력으로 세계 이동통신산업을 선도하는 노키아의 역동성과 잠재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10년이 채 못 된 지난해 노키아는 세계 통신사 브랜드 평가에서 30위로 추락했고 올해는 48위였습니다. 노키아는 헬싱키 본사를 매각하고 유럽 전역에서 다수의 공장을 폐쇄했으며 전체 직원의 20%인 1만여 명을 구조조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기업의 규모와 관계없이 오늘날 글로벌 경영환경은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급속한 기술혁신이 가능해지면서 기업의 규모만으로는 시장에서 안정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탄탄대로를 달리던 대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기도 하고 보잘것없어 보였던 작은 기업이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 상품을 내놓기도 합니다. 노키아만이 아니라 디지털카메라를 최초로 개발하고서도 디지털 시장에서 도태된 코닥, 아날로그 플랫폼에 갇혀 스마트폰 게임시장을 놓쳐버린 닌텐도 등의 사례에서 알 수 있습니다. 기업이 혁신의 끈을 잠시라도 놓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쇠퇴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지요.

○ 기업생존의 필수조건을 고민할 때

그렇다면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바로 ‘기업가정신’입니다. 기업의 덩치가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는 고객가치를 창조하기 위한 속도, 유연성, 집중력이 기업 생존의 필수조건이 된 것이지요.

1960년 이후 우리나라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면에는 역동적인 기업가들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반도체 철강 조선 자동차 가전 휴대전화 분야에서는 끊임없는 기술혁신으로 기존 제품을 모방하는 단계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세계적 석학인 기 소르망 파리정치대 교수가 “한국의 경제발전사는 인류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언급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는 기업가정신이 쇠퇴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는 정보기술(IT) 혁신을 통해 거대 기업이 계속 나타나고 있지만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독립적으로 성장한 대기업이 단 3개에 불과합니다. 여러 요인으로 인해 더이상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기업들이 나타나지 못하는 현실은 우리 경제의 성장과 활력 측면에서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 한국산업 이끌 기업의 조건 ‘起業家 정신’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은 창업한 지 5년이 되기도 전에 세계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런 기업들의 특징은 특정 기술이나 상품만으로 성장하겠다는 기업문화가 없습니다. 기존 대기업들과 안정적인 공생관계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현재 상황에 만족하거나 안주하는 것을 거부하고 실패를 하더라도 새로운 기회를 잡으려는 기업가정신이 그들의 성장동력이었던 것이지요.

만약 벤처기업이 대기업에 의존하면 그 하청관계만으로도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중소기업으로 충분히 성장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세계 최고 기업은 안 될 것입니다.

구인혁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구인혁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물론 신규 벤처·중소기업들이 세계 최고 기업이 되긴 쉽지 않습니다. 조직생태학 연구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신생조직의 불리함’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열악한 자원과 역량, 낮은 인지도, 불안정한 고객기반 때문에 시장우위를 갖춘 기존 기업들과의 경쟁이 어렵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보호정책은 매우 중요합니다. 또 정부는 작은 기업과 대기업이 ‘계급장 떼고’ 창조적 아이디어만으로 경쟁할 수 있는 공정한 기업생태계를 만들어줘야 합니다.

10년 뒤 산업구조와 경영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어렵습니다.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가(企業家)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기회를 일으킬 줄 아는 기업가(起業家)가 더 많아진다면 우리는 또 한번 ‘한강의 기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구인혁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 풀어봅시다

◇이번 주 문제


최근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환율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환율의 급격한 변동에 대비하는 시스템이 잘 갖춰진 반면 중소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당하는 수밖에 없는데요. 같은 양의 물건을 수출하고도 환율 때문에 돈을 까먹기 쉬운 점을 두고, 중소기업은 ○○○에 더 노출돼 있다고 합니다. 환율 변화가 단기적으로 기업 실적과 재무 구조에 영향을 주고 중장기적으로 기업경쟁력에도 변화를 가져올 개연성을 일컫는 이 용어는 뭘까요.

①환헤지 ②환위험 ③키코 ④환율급등락

◇응모 방법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으면 정답 입력 화면으로 이동합니다. 동아닷컴 기존 회원이면 바로 로그인해 입력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면 동아닷컴 홈페이지(www.donga.com)에서 회원 가입을 먼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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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모 마감 및 당첨자 발표


▽응모 마감: 27일(수) 오후 5시

▽시상: 정답자 1명을 추첨해 ‘갤럭시노트10.1’(와이파이 전용·사진) 1대를 드립니다.

▽당첨자 발표: 4월 1일(월) 동아경제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dongaeconomy)에 게재합니다.

※전화 문의는 받지 않습니다.
#기업가정신#한국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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