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탐방]시리즈 결산

  • 입력 2004년 6월 13일 17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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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대상 아파트는 정부 정책, 재건축 시기, 추가부담금 등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진다. 본보의 ‘재건축 탐방’ 시리즈에 소개된 단지들 중에서 지금 사도 괜찮은 곳이 있는 반면, 현재 가격이 미래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곳도 있었다.

최근 정부가 재건축 규제 정책을 쏟아내고 있어 투자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고수익을 노리기보다 각종 변수가 적어 안정적인 단지를 매입하라”고 입을 모았다.

▽위험 적은 단지에 주목=단지별로 수익성을 분석해보면 사업진행이 빠른 곳일수록 이익이 적은 것처럼 보이는 곳도 많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도곡주공2차와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3단지를 비교해보자. 도곡2차는 관리처분과 동(棟), 호수 추첨까지 끝났고 반포주공3단지는 올해중 사업승인이 예상된다.

도곡2차 13평형 시세는 8억8000만원선. 새로 짓는 아파트 32평형에 입주하면 약 1억원을 돌려받는다. 32평형 새 아파트를 장만하는 데 총 7억8000만원이 드는 셈이다.

주변 30평형대 아파트 값은 8억∼8억5000만원. 입주 때 새 아파트라는 이점을 빼고도 투자 수익은 1억원 남짓으로 전망된다.

반포주공 3단지 25평형은 최근 9억4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재건축 후 49평형에 입주한다면 추가부담금을 내지 않고 오히려 1억원 정도를 돌려받을 전망이다. 8억4000만원에 49평형 아파트를 구입하는 셈이다.

반포주공의 수익성이 월등히 높아 보인다. 그러나 도곡2차는 동·호수 추첨까지 끝나 개발이익환수제 등 각종 재건축 규제를 받지 않는다. 위험 요소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반면 반포주공은 임대아파트 건립 의무화 등 각종 변수가 많다. 그나마 반포주공은 올해중 사업승인이 예상되는 등 재건축이 빠른 곳이다. 조합설립인가 단계의 아파트는 변수가 더 늘어난다.

현도컨설팅 임달호 사장은 “위험을 감수하고 고수익을 노릴지, 수익이 적더라도 안전한 투자처를 선택할지 여부는 수요자의 선택에 달렸다”며 “실수요자라면 투자의 안전성을 우선 고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개발이익환수 미적용 단지=정부는 개발이익환수제를 시행하기 전에 관리처분, 일반분양 등을 끝낸 단지에 대해서는 이익환수를 적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개발이익환수제 시행 시기는 빨라야 내년 초로 전망된다. 올해중 관리처분만 끝내더라도 이익환수제도를 피해갈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곳으로 대치동 도곡주공2차, 잠실동 잠실주공2∼3단지, 삼성동 AID영동차관, 암사동 강동시영2단지 등이 꼽힌다. 수원 매탄동 신매탄주공2단지, 인천 구월동 구월주공 등도 올해중 관리처분이 통과될 예정이다.

▽사업성, 꼼꼼히 확인해야=일부 중개업소에서 지나치게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사례도 있다. 도시계획에 따라 200%선의 용적률을 적용받을 곳에 대해 250% 이상의 용적률이 가능하다며 매입을 부추기는 식이다.

재건축 조합, 지방자치단체, 전문 컨설팅업체 등 여러 곳에서 정보를 얻는 게 좋다.

아파트를 사는 시기도 중요하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은 최근 2개월 연속 하락했다. 5월 ―0.27%, 6월 ―0.33% 등이었다. 당분간 가격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유니에셋 김광석 정보분석팀장은 “투자든 실수요든 아파트 매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며 “여유를 갖고 기다리면서 급매물을 사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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