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랜드로버 ‘디스커버리3’

  • 입력 2004년 12월 6일 17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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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랜드로버코리아
사진제공 랜드로버코리아
랜드로버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4륜 구동 모델만 만드는 자동차 메이커다. 희소성이 있는 만큼 거친 길 주행을 즐기는 오프로드 마니아들에게 랜드로버의 브랜드 이미지는 특별하다.

그 랜드로버 라인업에 디스커버리 모델이 추가된 것은 1989년. 이후 10년 만인 1999년에 시리즈2로 진화했으며 5년 만인 올해 3세대 모델인 ‘디스커버리3’가 탄생했다. 랜드로버는 내년 상반기에 디스커버리3를 국내 시판할 예정. 이에 앞서 최근 호주 시드니에서 한국 언론에 처음으로 디스커버리3를 공개했다.

경쟁 모델의 미끈한 겉모습에 ‘길들여진’ 기자에게 디스커버리3는 다소 투박해 보였다. 그러나 뒷문에 달려 있던 스페어타이어가 차량 바닥으로 들어가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열던 뒷문을 위 아래로 여는 등 이전 모델에 비해 상당히 ‘부드러워졌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디스커버리3의 최대 특징은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TRS)’이라는 주행 장치. 운전자가 센터 콘솔 앞쪽에 있는 다이얼 모양의 스위치를 돌려 주행 조건을 선택하면 컴퓨터가 지형에 맞게 차체 높이와 내리막길 속도 등을 조절하는 장치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험준한 산길을 어렵지 않게 달릴 수 있다는 얘기다.

랜드로버가 시드니 교외 ‘리버사이드 오크’에 마련한 오프로드 코스 시험장에서 직접 TRS의 성능을 체험해 봤다.

두 개의 뒷바퀴가 지면에 닿지 않을 정도로 깊게 파인 구덩이를 거뜬히 통과하더니 모래밭과 돌밭, 물이 고인 진흙탕 길을 거침없이 주파했다. 보기에도 아찔한 50도 급경사도 ‘내리막길 주행장치’를 작동하자 차가 스스로 내려왔다.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을 필요가 없다.

연약한 지반으로 이뤄져 노면 마찰력이 거의 없는 경사로에서도 힘차게 치고 올라갔다. 디스커버리3는 고속도로와 도심 등에서도 고급 승용차에 앉아 있는 것처럼 승차감이 좋았다.

다만 국토가 좁은 한국에서 이 차의 전매특허인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얼마나 뽐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들었다.

새로 개발된 알루미늄 8기통 엔진이 장착됐다. 4.4L 급은 최고 출력 295마력, 최대 토크 43kg·m, 최고 속도는 시속 195km이다. 2.7L 급 TDV6 커먼 레일 엔진은 최고 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5kg·m, 최고 속도는 시속 180km. 국내 판매가는 미정이다.

시드니=이강운 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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