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승기]아우디 뉴A6…‘레일 위 달리듯’ 안정감 탁월

  • 입력 2004년 10월 18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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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뉴A6를 시승하기 전 한 수입차 회사 사장이 들려준 얘기가 생각났다. “우리 회사 차를 제외하면 여태껏 가장 마음에 든 차는 아우디였다.”

네 바퀴 굴림형(콰트로) 승용차의 대표격인 아우디가 A6 새 모델을 내놓았다. 기자가 탄 차는 뉴A6 3.0. 한국에 소개된 뉴A6는 2.4, 3.0, 4.2모델이 있다.

뉴A6는 외관이 많이 바뀌었다. 기존 모델보다 전체적으로 조금 커졌다. 차량 정면에는 대형 ‘싱글 프레임 그릴’을 달아 중후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반면 옆면은 스포츠카처럼 창문 위치를 높이는 등 날렵하게 처리했다.

내부는 이제까지의 아우디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운전자 오른편의 중앙콘솔에 다이얼식 조절장치인 ‘멀티 미디어 인터페이스(MMI)’를 장착했다. BMW의 ‘i드라이브’처럼 CD와 라디오, TV, 내비게이션(한국에서는 작동 안 됨) 등을 조작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 전자식 편의장치를 대폭 보강해 운전자 주변이 각종 스위치로 가득했다. 주차브레이크와 글로브박스까지도 버튼 하나로 조절할 수 있을 정도다.

상대적으로 도로 여건이 좋은 인천공항고속도로로 차를 몰고 갔다. 가속 성능은 기대에 못 미쳤다. 제원상으로는 시속 100km 도달 시간이 8.5초에 불과하지만 출발이 다소 굼뜨게 느껴졌다. 출력이 네 바퀴로 분산되기 때문이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니 180km에 이르렀다. 그 이후부터는 가속 속도가 차츰 느려져 220km에 도달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제원표의 최고 속도는 241km. 직선주로에서의 달리기 능력으로만 보면 같은 급인 BMW 530i보다 다소 뒤진다. 엔진은 기존 모델에 적용되던 것을 쓰는 반면 차체가 커지고 무게도 210kg가량 늘어난 때문이다.

하지만 곡선주로에 들어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콰트로의 특성에 차량자세제어장치(ESP)의 성능이 더해진 덕분에 시속 100km에서도 인천공항 내 커브 길을 무리 없이 돌 수 있었다. 차가 안쪽이나 바깥으로 쏠리는 느낌이 별로 없었다.

또 200km 이상의 고속에서도 마치 철도의 레일 위를 달리는 것과 같은 안정감이 돋보였다. 앞바퀴에서 끌어주고 뒷바퀴에서 받쳐주는 느낌이었다.

빗길이나 눈길이었다면 노면상태에 따라 네 바퀴의 접지력을 조절해주는 아우디의 특성이 더 잘 발휘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시승을 마치면서 아우디를 최고로 꼽았던 수입차 사장의 호평은 총알 같은 가속력이 아닌 어떤 길에서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움직여주는 안정감을 의미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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