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피플]파주 북시티에 쇼핑몰분양 박영사 안종만사장

  • 입력 2002년 10월 1일 17시 01분


출판사 사장이 부동산 개발업자로 ‘변신’했다.

내년 경기 파주시에 들어서는 출판문화정보산업단지(북시티)에 종합쇼핑몰 ‘이채’를 분양하고 있는 박영사의 안종만(安鍾萬·56 ·사진) 사장.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싶은 두 직업의 소유자지만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타운’을 건설하겠다는 야망에 부풀어 있다.

북시티는 국내 출판 관계자 250명이 조합을 결성해 48만평의 광활한 토지를 출판 도시로 일궈가는 대규모 문화 프로젝트. 출판사 인쇄사 서점 등 700여 출판 관련 업체가 들어서 책에 관한 모든 작업이 한곳에서 이뤄진다.

종합쇼핑몰 이채는 8만명으로 추정되는 북시티의 상근 인구와 관광객에게 볼거리와 먹을거리 등을 제공하는 일종의 ‘병참기지’ 역할을 맡는다. 명품 브랜드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아웃렛 등 쇼핑몰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 교육 이벤트를 열어 쇼핑, 교육, 오락이 함께하는 에듀테인먼트몰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사회과학 전문서적 출판사 사장이 부동산 분양업자로 나선 데는 사연이 있다.

“유럽에는 영국의 헤이언와이, 프랑스의 생폴드방스처럼 그 나라의 문화 수준을 가늠케 해주는 ‘책의 마을’이 있어요. 고서에서 베스트셀러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명저들이 제작 유통되는 이곳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에게 명소로 꼽히지요.”

해마다 350여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해 관광수입에도 톡톡히 기여하고 있는 헤이언와이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의 보금자리가 필요하다는 것. 그가 남들로부터 “출판업자가 무슨 부동산이냐”는 힐난을 받으면서도 부끄럽지 않은 것은 이처럼 한국의 문화인프라를 건설하고 있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이채를 기획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유니버셜 시티워크, 일본 도쿄의 고덴바 프리미엄 등 해외 현지답사에만 1년이 걸렸다”는 안 사장은 요즘 4개동 연면적 1만5000평에 이르는 이채를 어떻게 꾸밀지 고민중이다.

그는 “상업적 냄새가 나지 않는 가족 중심의 문화공간을 꾸미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채는 언제 다시 방문해도 새로움을 느낄 수 있는 샘터와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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