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보화 현장]성도 「톰보이 전산망」

  • 입력 1997년 7월 3일 20시 14분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국내 최장수 인기 숙녀복 브랜드인 「톰보이」. ㈜성도는 의류업계에서 가장 먼저 체계적인 전산망을 갖춤으로써 이른바 「톰보이 신화」를 일궈냈다. 톰보이 외에 코모도 제이빔 등 다섯개 브랜드를 취급하는 성도의 전국 3백여개 매장에는 최첨단 전산망이 깔려 있다. 본사와 각 매장을 리얼타임으로 연결하는 이 전산망은 순발력 있는 영업전략을 짤 수 있게 해주는 성도의 「신경망」. 지방의 매장에서 톰보이 셔츠가 한장 팔릴 때마다 자료가 본사의 중앙컴퓨터에 입력된다. 색상과 디자인 크기 등 상세한 정보가 총망라돼 있다. 당일의 재고량도 자동 집계된다. 『매장에서는 일일이 전화통을 붙들고 본사에 주문할 필요가 없어요. 본사가 적정한 추가 물량을 산출, 각 매장으로 「알아서」 내려보내주기 때문이죠』(金龍彦·김용언 전산팀장) 수시로 변하는 유행의 흐름을 전달하는 「감지기」 역할도 한다. 중앙컴퓨터에 차곡차곡 쌓이는 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분석해보면 어떤 브랜드가 언제 어디서 특히 히트하는지 한눈에 잡힌다. 본사에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는 각 매장에 제공된다. 대리점은 이를 영업자료로 활용, 나름대로 영업포인트를 맞춘다. 崔炯奭(최형석)사장은 매장과 본사간의 이런 「피드백 시스템」에 대해 『의류업체로서는 대단한 강점』이라고 자신한다. 최사장은 『우리 회사가 주타깃으로 잡고 있는 20대들은 유행이 급변하는 속성이 있다』면서 『매장과 본사간의 신속한 연락체계로 이들의 반응을 정확히 포착해 과학적인 수요예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브랜드를 신규런칭할 경우 갖고 있는 원단의 60∼70%만 완제품으로 만들어낸다. 나머지는 고객들의 반응에 따라 추가생산물량을 조절, 최적의 생산량을 맞춘다. 전산망 덕분에 이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재고부담이 많이 줄었다. 현재 창고에 보관되는 재고기간은 평균 15일 정도. 국내 의류업체에선 최단 수준이다. 성도의 「정보화 작업」은 지난 7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창업자인 최사장의 선친이 외국에 자주 왕래하면서 의류업체도 과학적인 마케팅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각, 일찌감치 전산망을 도입했다. 성도는 현재 모든 브랜드를 총괄하는 지금까지의 「중앙집중형」 전산망을 「분산형」으로 개조하고 있다. 브랜드별 특성에 맞게 따로 운용함으로써 효율성과 스피드를 높이자는 것이다. 〈이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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