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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트렌드, 직관으로 파악한다”

입력 2004-03-23 14:56업데이트 2009-10-1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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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패러다임으로는 네트워크 사회의 변화를 따라갈 수가 없다." (제일기획 박재항 국장)

광고회사처럼 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한 조직은 없다. 소비자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를 빨리 알아내고 대응하는 것이 조직의 생존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최근 광고회사들이 트렌드를 파악하는 방법을 바꾸고 있다. 캠코더나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거리로 나가 변화를 관찰하거나 타깃 소비자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들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각종 설문조사나 조사 자료를 가공해 통계적으로 트렌드를 확인하던 과거 방법론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트렌드를 알아내는 방법이 통계학적 방법론에서 인류학, 심리학, 기호학 등에서 쓰이는 참여관찰법, 심층인터뷰, 상징해석 등으로 바뀌고 있다.

▽통계보다는 직관=LG애드는 2002년 10대의 사고와 행동방식에 관한 '1318'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10대가 주 고객인 회사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10대의 생각과 행동이 눈앞에 그려질 정도로 깊이 있는 분석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

LG애드는 이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서울지역 중고생 16명을 선발한 뒤 3개월간 직원들에게 이들을 따라다니게 했다. 직원들은 학생들과 수차례 깊이 있는 면담을 한 것은 물론 PC방, 노래방, 영화관, 놀이공원, 야구장 등 학생들이 가는 곳에 동행했다.

10대들이 e메일과 메신저, 문자메시지로 대화하다 보니 친구 집이나 전화번호를 잘 모른다는 사실, 강남과 강북의 유행이 다르다는 사실 등 설문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10대의 행동유형이 드러났다.

LG애드는 20대나 40대 분석에도 참여관찰법을 사용했다. 요즘 트렌드 헌팅(Hunting)팀은 시간만 나면 캠코더를 들고 도심 번화가, 나이트클럽, 옷가게로 나간다. 각자가 찍은 비디오를 팀원끼리 비교하면서 유행의 변화를 추적한다.

제일기획은 트렌드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온라인 포털의 인기검색어를 주시한다. 새로운 인기검색어가 나오면 관련 사이트나 동아리에 직원들이 참여한다. 새로운 트렌드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현상이라는 판단이 서면 참여관찰법이나 심층인터뷰를 진행한다.

20, 30대를 참여세대로 규정한 보고서도 붉은 악마 신드롬이나 촛불시위 분석에서 출발했다.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LG애드 오명렬 마케팅본부장은 '트렌드 헌팅' 방법의 변화에 대해 "2000년대 들어 한국사회가 서구처럼 극단적인 다양화의 길을 걷고 인터넷의 확산으로 변화 속도가 너무 빨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회가 다양화하면서 나이, 성별, 학력, 소득수준의 변수로는 한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행동유형을 짐작할 수 없고 네트워크 사회로 접어들면서 트렌드의 확산 속도도 빨라졌다는 것.

제일기획 박재항 국장은 '하키스틱 이론'으로 설명한다.

과거 트렌드나 신제품은 도입→성장→성숙→쇠퇴 주기를 따른다. 최근 트렌드나 신제품은 하키스틱 모양처럼 도입되자마자 기하급수적으로 확산된다. 쇠퇴도 순간적으로 이루어진다. 디지털카메라, 카메라폰, DVD 플레이어의 보급이 그 예이다.

오 본부장은 "날카로운 직관을 갖기 위해서는 소비자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병기기자 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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