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은 먹는 시간만 줄이면 살이 빠진다는 인식으로 확산됐지만, 실제 효과의 핵심은 따로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간헐적 단식은 ‘먹는 시간을 줄이면 살이 빠진다’는 방식으로 확산된 대표적인 다이어트법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체중 감소의 핵심이 공복 시간 자체가 아니라 총 섭취 열량 감소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식을 했기 때문에 빠진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덜 먹었기 때문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 “시간 제한만으로 살 빠질까”…열량 같으면 효과 없다
독일 인간영양연구소와 샤리테 의과대학 연구진은 과체중 여성 31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열량을 섭취하도록 한 조건에서 식사 시간을 하루 8시간으로 제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섭취 열량이 동일할 경우 체중은 물론 인슐린 민감도, 심혈관 지표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 제한 식사만으로는 대사 건강 개선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해당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계열 자매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으며, 공복 시간 자체의 효과를 직접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늦은 시간 식사에서는 생체 리듬이 뒤로 밀리는 변화가 관찰됐다. ● “간헐적 단식 효과, 왜 생길까”…결국 덜 먹기 때문
간헐적 단식이 효과 있어 보이는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식사 시간을 제한하면 간식과 야식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총 섭취 열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시간 제한 식사와 대사 건강 영향 분석 연구’에서도 시간 제한 식사와 일반 열량 제한 식단이 체중 감소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또 영국 의학저널 분석에서도 간헐적 단식은 기존 열량 제한 식단과 비교해 체중 감소 효과 차이가 0%대 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방식보다 섭취량 감소가 핵심 변수라는 의미다.
● “굶으면 더 찌는 이유”…몸이 ‘비상 모드’로 바뀐다
전문가들은 단식이 길어질수록 몸이 이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한다.
비만·대사증후군 분야 전문가인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끼니를 거르면 몸이 에너지 부족 상태로 판단해 적은 양을 먹어도 지방으로 저장하려는 방향으로 바뀐다”며 “근육량 감소와 기초대사량 저하로 이후 체중이 더 쉽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 체중이 감소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반복되는 구조다.
식사 시간보다 총 섭취 열량이 체중 변화의 핵심 변수였다. 게티이미지뱅크 ● ‘언제’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
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언제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극단적인 단식보다 지속 가능한 열량 조절과 식습관 유지가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
오 교수는 “세 끼를 유지하면서 무리한 공복을 만들지 않고 열량을 줄이는 방식이 가장 안정적”이라며 “이 경우 몸이 긴장 상태에 들어가지 않아 식욕 조절과 체중 유지가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헐적 단식의 효과도 결국 섭취량 감소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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