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무릎으로 올림픽 도전…‘스키 여제’ 린지 본의 위험한 선택

  • 동아닷컴
  • 입력 2026년 2월 4일 15시 35분


린지 본. 인스타그램 캡처.
린지 본. 인스타그램 캡처.
한때 ‘스키 여제’로 불린 미국의 스키 선수 린지 본(41)이 왼쪽 무릎의 전방십자인대(ACL) 파열·뼈 타박상·반월상 연골 손상에도 불구하고 밀라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다. 정형외과와 스포츠의학 전문의들은 위험한 결정이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본은 3일(이하 현지 시각)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받으며 운동하고, 의사들과도 상의하고 있다. 오늘은 스키도 탔다”면서 “무릎 상태는 안정적이며 힘이 있다고 느낀다”라고 밝혔다.

본은 지난달 30일 스위스 크랑몽타나에서 열린 FIS(국제 스키·스노보드연맹) 월드컵 활강 경기에 출전했다가 레이스 도중 넘어져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본은 “전방십자인대가 완전히 파열됐다. 전방십자인대 파열 시 흔히 동반되는 골 타박상과 반월상 연골 손상도 있다”면서 “반월상 연골 손상은 원래 있던 것인지, 충돌로 인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라고 상태를 설명했다.

본은 물리치료를 받고 의료진의 조언을 들은 뒤 올림픽 출전을 강행하기로 했다. “무릎이 붓지 않았고,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면 일요일(8일) 경기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미국 스키·스노보드 국가대표팀 주치의 출신의 정형외과 의사 캐서린 로건은 “엘리트 선수들에게선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라며 “일반인이라면 감히 시도하지 않을 일을, 엘리트 선수들은 목표가 훨씬 크기 때문에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본은 올림픽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 FIS 월드컵 84승을 기록한 여자 알파인 스키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이 같은 성과는 수많은 부상과 싸워 이긴 훈장이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 정강이를 다친 상태에서 활강 금메달을 딴 그녀는 2014년 소치 올림픽엔 오른쪽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출전하지 못했다. 2018년 허리 부상에도 여자 활강 동메달을 목에 건 본은 이듬해 은퇴했다. 2024년 4월 오른쪽 무릎에 부분 인공관절(티타늄) 수술을 받았고, 이후 약 6년 만인 2024~25시즌 복귀해 이번 올림픽을 준비해 왔다. 올림픽이 열리는 이번 시즌 FIS 월드컵에서 우승 2회, 준우승 2회, 3위 3회 등의 성적을 내며 올림픽 메달 추가 기대를 키웠다.

부상 때문에 5번째 올림픽 출전의 꿈을 접는가 했으나, 강인한 의지로 반전 드라마를 쓰려한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에 반월상 연골 손상이 동반된 본의 상태는 중증 부상으로 분류된다.

전방십자인대는 대퇴골(허벅지 뼈) 과 경골(정강이뼈)을 연결하는 인대다. 파열은 인대가 찢어졌다는 뜻이다. 축구나 농구 그리고 스키처럼 방향 전환이 빠른 스포츠에서 흔히 발생한다. 보통 무릎에서 ‘뚝’ 소리가 난다. 관절의 지지력 상실로 즉시 무릎이 꺾인다. 이후 심한 부기가 동반되는 게 일반적이다.

반월상 연골은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고무 같은 연골 조직이다. 반달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손상되면 상하 무릎 연골의 완충 기능이 제한된다. 장기적으로 골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정형외과학회(AAOS) 지침에 따르면, 이러한 부상은 보통 부상 후 수개월 내 수술로 치료한다. 수술 후 회복에는 9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

스포츠의학 외과의인 미아 하겐은 “일부는 더 빨리 복귀하기도 하지만, 어떤 선수들은 다시는 해당 종목으로 돌아오지 못하기도 한다”고 AP에 말했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 어떻게 스키를 탈 수 있을까?
정형외과 의사 로건은 무릎 보호대 착용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강인한 신체 능력에 기대야 한다고 말했다.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에서도 스키는 가능하다. 핵심은 대퇴사두근의 힘, 엉덩이 근력, 그리고 신경근 조절 능력이 핵심이다.”

무릎관절에 부종이나 관절액이 많이 차면 힘과 근력, 그리고 엣지 컨트롤(스키의 각도를 정교하게 조절하는 능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잘 관리할 수 있다면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로건은 말했다.

“린지 본 같은 최정상급 알파인 스키 선수라면, 올림픽 무대에서 훌륭한 경기력을 내는 것이 여전히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린지 본#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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