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V 감염증에 관한 오해와 진실
코로나19와 동급 법정 4급 질환… 영유아뿐 아니라 고령층도 위험
50세 이상 백신 ‘아렉스비’ 접종
60세 이상 예방효과 82.6% 달해
겨울철 매서운 추위와 함께 찾아오는 불청객이 호흡기 감염병이다. 이 중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만큼이나 주의가 필요한 바이러스가 있다. 바로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이다. RSV 감염증은 독감, 코로나19와 함께 법정 4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고령층과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이 RSV 감염증에 걸리면 폐렴과 같은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크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RSV 감염증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이진국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Q1. RSV 감염증은 주로 영유아에게 위험하다.
RSV 감염증은 영유아뿐만 아니라 60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위험성이 크다. 고령층은 노화에 따라 호흡기의 방어 능력과 항바이러스 면역력이 저하돼 RSV에 대한 대처가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폐와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보유한 고령층은 더 주의해야 한다. RSV 감염으로 입원한 60세 이상 성인 가운데 심부전 환자는 38.6%,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는 35.4%, 천식 환자는 28.6%였다. 입원 기간 중 기존 질환이 악화된 비율은 각각 38%, 80%, 50%에 달했다.
더 큰 문제는 RSV 감염증이 삶의 질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장 생활을 하는 50세 이상 환자의 경우 RSV 감염으로 인해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3주까지 업무에 복귀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 RSV 감염증으로 입원한 고령 환자의 26.6%는 퇴원 후 3개월 이내 재입원을 경험했고 8%는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신체 기능이 저하되는 등 예후가 나빴다.
Q2. RSV 감염증은 가벼운 감기와 비슷하다.
RSV 감염증에 걸리면 발열, 두통, 기침, 인후통 등 일반 감기와 유사한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 증상만으로는 감기 등 다른 호흡기 감염병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고령층에서는 RSV 감염이 하기도까지 침범해 폐렴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폐렴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고령층의 주요 사망 원인으로 꼽힐 만큼 위험한 질환이다. RSV 감염은 겨울철 폐렴으로 인한 고령층 입원의 최대 15%를 차지한다. 실제로 국내 연구 결과 65세 이상 RSV 감염증 환자의 56.8%가 폐렴으로 확인됐고, 25%는 중환자실에 입원했으며, 10.6%는 병원에서 사망했다.
고령층에서는 RSV 감염 시 급성기관지염, 급성호흡곤란증후군(ARDS)과 같은 중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기저질환을 앓는 고위험군 환자가 RSV 감염증에 걸리면 10∼30%는 인공호흡기 치료가 필요한 급성호흡부전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Q3. RSV 감염증은 치료법이 없다.
성인의 경우 독감이나 코로나19와 달리 RSV 감염증은 바이러스에 특화된 항바이러스제 등 특별한 치료법이 없다. 해열제나 진통제 등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이 거의 전부다. 따라서 예방이 중요하다.
Q4. 60세 이상 성인은 RSV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60세 이상 및 50∼59세 고위험군 성인은 RSV 백신인 아렉스비 접종이 가능하다. 임상 연구 결과 RSV 백신을 1회 접종하면 60세 이상 성인에서 RSV 관련 하기도 질환에 대한 예방 효과가 82.6%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기저질환자는 예방 효과가 94.6%로 더 높았다. 5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도 60세 이상 성인과 비교했을 때 면역력과 안정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예방접종자문위원회는 RSV 감염 예방을 위해 모든 75세 이상 고령자와 50∼74세 고위험군에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COPD 관련 국제 가이드라인과 천식 관련 국제 가이드라인에서도 RSV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Q5. RSV 백신은 매년 접종한다.
RSV 백신은 현재 1회 접종이 권고된다. 지난해 도입된 RSV 백신은 임상 연구를 통해 1회 접종 이후 약 3년 동안 유의미한 예방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는 “국내에서 RSV 감염률은 독감을 비롯한 주요 호흡기 바이러스와 거의 동등한 수준”이라며 “RSV로 인한 합병증이 발생하면 심한 경우 중환자실 입원 및 사망에 이를 정도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어 “RSV 감염증은 독감이나 코로나19와 달리 특별한 치료제가 없다”며 “RSV 백신을 접종하면 질환에 걸리더라도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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