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이 치매 위험 2배 높여…“정기적 인지검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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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2월 17일 09시 55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두개골 내 혈관 파열로 인해 발생하는 뇌출혈이 장기적으로 치매 발병 위험을 2배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뇌로 가는 혈액 공급을 혈전(피떡)이 막아 생기는 허혈성 뇌졸중과 치매 사이의 연관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미국 뇌졸중 협회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뇌졸중(Stroke)에 발표한 미국 코넬 대학교 의과대학 웨일 코넬 의대(Weill Cornell Medicine) 연구진의 이번 연구는 여기에 뇌출혈 또한 치매 유발 원인일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한다.

“우리는 출혈 유형에 관계없이 (뇌출혈이 발생하면) 치매 위험이 일관되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논문 제1저자인 웨일 코넬 메디컬 센터의 신경과 전문의이자 웨일 코넬 의과대학 신경학 조교수인 사뮤엘 브루스(Samuel Bruce) 박사가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이는 뇌출혈을 겪은 사람들이 정기적인 인지 검사를 통해 치매 위험을 파악하고 대비해야 함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뇌출혈 진단을 받은 약 1만 5000명을 분석했다. 외상으로 인한 뇌출혈 환자는 제외했다.

연구결과 뇌출혈을 경험한 이들은 그렇지 않은 200만 명과 비교해 평균 5.6년 안에 첫 치매 진단을 받을 확률이 2배 더 높았다.

이는 다른 연구 결과와 비슷하디. 예를 들어 덴마크의 의료 기록을 기반으로 한 연구를 보면, 뇌혈관 파열을 겪은 사람의 약 11.5%가 치매에 걸렸다. 이는 일반 인구에 비해 2.5배 더 높은 수치다. 반면 대개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 허혈성 뇌졸중은 치매 위험을 약 1.7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출혈은 어떻게 치매 위험을 증가시킬까. 몇 가지 가능성이 있다.

논문 책임 저자인 웨일 코넬 의대 신경과 전문의이자 신경과학 부교수인 산토시 머시(Santosh Murthy) 박사에 따르면 뇌출혈은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라는 단백질이 뇌와 뇌혈관에 축적되도록 함으로써 직접적으로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 아니면 뇌출혈과 치매가 같은 원인, 즉 만성적인 뇌혈관 손상과 같은 요인에 의해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

“치매가 뇌출혈 후에 나타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면서, 우리는 그에 따른 영향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라고 머시 교수가 덧붙였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에 사용하는 항-아밀로이드 베타 치료제를 뇌출혈 병력이 있는 환자들에게 사용하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우선 시험해 봐야 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면서 뇌출혈 사고를 당한 사람들이 더 오래 살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뇌출혈이 어떤 방식으로 치매를 유발하는지 탐구하는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뇌출혈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관리가 필수적이다. 고혈압과 더불어 흡연, 과도한 음주, 비만, 당뇨병 등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흡연은 혈관 내벽을 손상하고 혈액의 점도를 높이는 등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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