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걷기 운동은 척추질환에 ‘독’

  • 동아일보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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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결 포근해진 날씨에 최근 권 부장(56)은 집 근처 공원에서 걷기 운동을 시작했다. 평소 앓고 있는 척추관협착증 회복에 걷기 만한 운동이 없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걷는 도중 휴식을 취해가며 보통 하루 1시간가량 운동에 매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맑은 공기에 기분이 들뜬 그는 ‘아파도 참고 열심히 걷다 보면 효과가 높겠지’ 하는 생각으로 3시간을 내리 걸었다. 다음 날 아침 당황스럽게도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이 더 심해졌음을 직감한 권 부장. 위기감에 급히 의료진을 찾은 그는 척추관협착증이 도리어 악화됨을 듣게 된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에 위치한 신경통로인 척추관이 퇴행으로 인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때 발생한 염증은 허리와 다리에 통증을 유발한다. 신경 눌림 정도에 따라 마비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걷기를 어렵게 하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하다. 증세가 심해질수록 보행거리가 점점 짧아지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많은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통증 완화 및 운동 능력 유지를 위해 걷기에 매진한다. 실제로 적절한 걷기 운동은 척추 주변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켜 척추관협착증 회복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걷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오히려 권 부장처럼 무리한 걷기는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금물이다. 통증을 참고 걸으면 엉덩이를 뒤로 뺀 채 팔자로 걷기 쉬운데 팔자걸음이 지속될 경우 골반과 척추에 지속적인 손상을 일으킨다. 이는 척추 퇴행을 가속화시켜 척추관협착증의 악화로 이어진다.

우인 인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우인 인천자생한방병원 병원장
따라서 오래 걷기보다는 바른 자세로 아프지 않은 만큼만 걷는 것이 중요하다. 허리를 곧게 편 뒤 아랫배에 살짝 힘을 주고 항문을 오므린다는 느낌을 주는 상태에서 발뒤꿈치가 바닥에 먼저 닿도록 걸어야 허리 근육 및 인대 강화 효과를 볼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의하면 2021년 국내 척추관협착증 남성 환자 중 50대 이상 환자의 비율은 약 92%를 기록했다. 권 부장과 같은 중년의 나이부터 걷기를 비롯한 생활습관 관리에 더욱 유념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신체 활동이 좁아진 척추관을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킨 이후에 운동에 나서는 것이 좋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와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해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한다. 먼저 협척혈과 신수혈 등 혈자리에 침치료를 실시하면 근육과 인대 등의 긴장이 이완돼 통증이 완화된다. 이어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함유한 약침을 병변 부위에 놓으면 염증 해소 효과를 볼 수 있다. 더불어 척추와 주변 근육, 인대 강화에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하는 한약 복용도 병행하면 보다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척추관협착증 치료 한약으로는 청파전H가 널리 활용된다. 청파전H의 효과는 과학적인 연구결과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수명’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청파전H의 주요 약재인 천수근이 세포 보호와 염증 억제, 운동능력 개선에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이 쥐의 손상된 척수 세포에 천수근을 처리하고 관찰한 결과 천수근 농도가 높아질수록 끊어졌던 신경돌기의 회복 양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또한 천수근 농도에 비례해 염증 반응도 억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컨디션이 좋다는 이유로 무리해서 운동을 한 다음 날 허리 통증이 심해져 내원하는 환자분들이 많다. 물론 걷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다만 적절한 치료와 더불어 운동 과정에서도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충분한 휴식도 필수다. 만약 어제 운동 과정에서 다소 무리했다면 오늘은 내 허리를 위한 여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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