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 IT(잇)다] 다비치농산 "황실대추·양배추로 농가와의 상생 이끌어요"

동아닷컴 입력 2021-07-30 16:02수정 2021-07-30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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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실대추’는 충청도의 특산물이다. 일반 대추보다 크기가 네배쯤 커서 얼핏 보면 흡사 자두로도 보인다. 일반 대추에는 없는 아삭한 식감을 내고 맛도 한결 달다. 대추의 영양 그대로 독특한 식감, 단맛까지 가진 황실대추는 산림청 특수품종으로 인정 받았다. 인기를 끌면서 자연스레 재배 농가도 늘었다.

농업회사법인 다비치농산도 원래 황실대추 재배 농가였다. 그러다 문득 황실대추를 약재료나 제수용품이 아닌 과일로 소개하자는 생각이 떠올랐다. 대추의 고루한 인식을 벗기고, 대추를 잘 먹지 않는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기에 알맞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다비치농산의 인기 상품 황실대추즙과 황실대추스낵이 만들어진 계기다.
다비치농산 대추 가공식품 \'통바삭대추\'


충북 청주의 다비치농산 사무실을 찾았다. 강창우 다비치농산 기획담당 이사가 반갑게 맞았다. 그는 먼저 ‘황실대추로 만든 상품은 먹어봐야 진가를 안다’며 대추스낵 ‘통바삭대추’와 대추즙을 내놨다.

다비치농산 통바삭대추는 모양부터 독특하다. 대추를 얇게 저며 말린 일반 대추칩과 달리 대추의 원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다. 식감과 맛은 더 독특하다. 씹으면 처음에는 마치 과자처럼 바삭거리며 부서진다. 여러번 씹으면 점차 대추 고유의 쫀득한 식감이 살아나는 동시에 진한 향, 그리고 대추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단맛이 배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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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정말 독특하죠? 다비치농산은 황실대추의 씨를 제거하고 냉동 건조해 통바삭대추를 만듭니다. 황실대추는 일반 대추보다 크기가 커서 말리면 딱 일반 대추 크기가 돼요. 물론, 맛과 향은 더 진해지죠. 이 기술을 익히는데 정말 힘들었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이제 시장에서 인정 받아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다비치농산이 생산한 대추즙


강창우 이사의 설명을 들으니 대추즙의 맛도 궁금해졌다. 한약처럼 쓴 맛과 향이 나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기우였다. 진한 장밋빛 대추츱을 한모금 마시는 순간 향긋한 대추향이 목을 지나 코로 은은히 뿜어져나왔다. 묵직한 단맛이 혀를 지나 목구멍을 훑어내려갔다. 마시고 나서도 입 안에 오래 남으며 향을 내는 단맛이었다.

강창우 이사는 다비치농산 대추 가공식품의 장점을 원물과 가공 기술이라고 소개한다.

“다른 대추 가공식품과 달리, 다비치농산의 대추 가공식품은 황실대추로 만들어요. 당도와 크기, 맛이 더 좋습니다. 일단 먹어보면 껍질 식감부터 다릅니다. 황실대추는 전량을 노지가 아닌 하우스에서 재배해요. 그러니 껍질이 얇고, 먹을때 이물감도 덜합니다. 상품 경쟁력이 다르죠.

다비치농산 대추즙도 기존 제품과 다릅니다. 추출 온도, 시간이 대추즙의 상품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2017년부터 2년간 갖은 노력을 쏟은 끝에 생산 기술을 만들었습니다. 방앗간 기계로 황실대추를 잘게 부수고, 이것을 낮은 온도에서 오래 추출하는 기술이에요. 생산 비용이 많이 들고 손이 많이 가는, 정말 번거로운 기술이지만, 대추의 쓴맛은 줄이고 단맛은 늘려요. 이 기술로 최근에는 황실대추에 이어 푸룬(서양 자두)즙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분을 꼭 주목해주세요. 몇몇 대추 가공식품 제조사는 단맛을 내려 구연산이나 당 성분을 넣어요. 다비치농산의 대추 가공식품은 원물로만 만듭니다. 황실대추는 대추의 약효를 고스란히 갖췄으면서 맛과 향이 대추보다 좋고 크기도 커요. 저희 대추 가공식품도 이런 황실대추의 특징을 최대한 살렸습니다.

지금은 홍보·마케팅을 일부러 조금만 하고, 상품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만 판매합니다. 황실대추를 비롯해 상품을 만들 원물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단, 올해에는 원물을 충분히 가져왔어요. 그동안 농산물 가공식품 노하우도 거듭 다듬었고요. 이제 원물도 기술도 있겠다, 수요도 확인했겠다, 저희 상품을 적극 알리고 판매할 일만 남았습니다.”
다비치농산의 진액 추출 기구


황실대추 원물과 가공식품 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다비치농산은 최근 양배추를 주목한다.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것이다. 이미 양배추즙은 시장에서 검증된 인기 상품이다. 전국 각지에서 1년 내내 재배하는 덕분에 원물 수급도 안정됐다. 다비치농산은 규모가 크고 원물 수급도 원활한 양배추즙 시장에 진출해 경쟁력을 인정 받기로 결심했다.

다비치농산 황실대추 가공식품의 경쟁력은 원물의 상품성, 기술이었다. 양배추즙의 경쟁력은 유기농, 맛과 효능이다. 강창우 이사의 설명이다.

“아무리 가격이 비싸도 무조건 유기농 양배추를 써야 한다고 확신했어요. 다비치농산 상표를 붙이고 건강 음료로 판매하는 상품인데 당연히 유기농이어야죠. 유기농 양배추 상품 인증도 받았어요. 개발할때 힘든 점이 우선 양배추즙을 맛있게 만드는 것이었어요. 사실 양배추는 맛이 달거나 진한 채소가 아니에요. 이걸로 즙을 짜면 먹기 역한 향이 나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사과즙과 올리고당으로 단맛을 조금씩 조절했는데, 그러다 찾은 것이 프락토올리고당입니다. 단맛을 낼뿐만 아니라, 우리 몸 여러 곳에 좋은 효과를 가져다줘요. 특히 장에 좋습니다. 프락토올리고당은 위산에 녹지 않고 장까지 가서 장 속에 사는 유익한 균의 에너지원이 돼요.

재미있는것은 양배추가 위궤양, 위산과다 등 위의 병을 완화하는 점이에요. 프락토올리고당 덕분에 위와 장 모두에 좋은데다 맛도 좋은 양배추즙을 만들었습니다. 다비치농산의 양배추즙은 9.5브릭스라서 은은한 단맛을 냅니다. 여기에 몸에 좋은 병풀 추출액도 넣었어요.

저희 양배추즙의 또하나의 장점은 원료가 95% 이상 들어가야 하는 ‘과채주스’라는 점이에요. 양배추즙 가운데 액상차로 분류하는 제품이 있는데, 물을 넣어서 그래요. 원가가 낮으니 가격도 싸지만, 맛과 품질은 과채주스만 못하죠.”
다비치농산의 과채주스 상품군


강창우 이사의 설명을 듣다가 생소한 작물의 이름을 들었다. ‘병풀’이다. 상처 치료, 재생 효과가 탁월해 이미 여러 연고와 화장품 재료로 쓰인다. 다비치농산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연구개발 지원사업을 통해 병풀을 식품, 음료으로 만들고 있다.

“병풀을 발효해 음료를 만들면 상처 치료와 재생에 탁월한 효과를 냅니다.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상품이라 경쟁력도 갖췄고요. 요즈음 이너뷰티, 피부에 좋은 기능성 음료가 여성들의 인기를 끕니다. 병풀 음료는 피부재생뿐 아니라 트러블 완화, 아토피를 다스리는 효과도 가졌으니 안성맞춤이에요.

위가 불편한, 혈관 건강이 나쁜 남성들에게도 병풀 음료를 권합니다. 마치 바르는 약을 마신듯 탁월한 재생 효과를 체감할 겁니다. 병풀의 효능을 잘 알릴 상품명도 고민하고 있어요.”

다비치농산은 충청도를 포함한 전국 농가에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고 한다. 이들이 상품성 좋은 작물을 꾸준히 공급해준 덕분에 가공식품을 연구개발하고 상품화를 이루게 됐다. 황실대추는 충북 진천, 푸룬은 경북 안동의 재배 농가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

양배추는 연중 생산 작물인데, 지역과 시기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봄에는 전라도의, 여름에는 충청도의 양배추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가을에는 고냉지 양배추에 살이 오르고, 겨울에는 제주도에서 양배추가 자란다. 다비치농산은 이처럼 시기별로 다른 지역에서 가장 맛있을 때의 양배추를 공급 받는다.
다비치농산 상품 포장 현장


다비치농산은 한발 더 나아가 고마운 농가에 직접 도움을 줄 방안을 생각한다. 그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이다. 농가에는 바쁜 농번기가 지난 후 휴식기가 있다. 대추를 예로 들면 9월~10월 수확철이 농번기다. 나머지 달에는 다소 한가할 때가 있다. 일을 쉬면서 농가의 소득이 줄어든다.

이 시기에 다비치농산은 농가의 인력을 섭외해 상품 생산과 배송에 투입한다. 농가로부터 원물을 제 가격에 공급 받고, 휴식기 농민에게는 일자리와 수익을 제공하는 상생 모델을 만든 것. 이 덕분에 다비치농산은 일자리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 '농촌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도 지정됐다.

강창우 이사는 이것이 농업 법인이 나갈 방향이라며 예비사회적기업에서 나아가 정식 사회적기업이 된다는 포부도 밝혔다.
다비치농산 사무실


“우리 농가는 늘 고민이 많아요. 작물이 흉년이면 마음고생을 하고, 풍년이면 경매 가격이 너무 싸지지 않을까 걱정하고요. 다비치농산이 이 고민을 푸는데 도움을 드리고자 해요. 작물을 수매해 가공식품을 만들고 온·오프라인 판로를 개척하면 농가에 돌아가는 이익도 많아질거에요. 농가는 작물 재배에만 집중하고 가공과 판매는 다비치농산이 하는거죠. 이미 황실대추와 푸룬은 이런 구조를 만들었어요. 다비치농산은 일자리 상생은 물론, 농가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꿈꿉니다.”

동아닷컴 IT 전문 차주경 기자 racing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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