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대다수, 성별차 분석 빠뜨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1-07-12 03:00수정 2021-07-12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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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분석 결과 잇따라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증상과 백신 효능, 부작용이 남녀에 따라 다르다는 연구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지만 실제 치료제와 백신 임상시험 과정에서 성별에 따른 영향이 무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임상 등록 기관이나 허가 기관이 성별 영향 분석을 의무화하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사비너 우르털트프리히오너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병원 교수 연구팀은 전 세계에서 진행된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논문 가운데 성별에 따른 차이와 영향을 분석한 경우는 채 20%도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6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12월 15일 이전에 발표된 코로나19 관련 모든 논문을 논문 검색엔진 ‘퍼브메드’에서 검색해 이 중 논평과 추적 연구 등을 제외한 치료제와 백신 관련 임상시험 논문 45건을 추려냈다. 모든 논문에서 남성과 여성의 임상 참가자 수가 보고 됐지만 이 중 남녀 간 차이를 분석한 연구는 8건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남녀의 생리적 차이를 고려할 때 약물 임상시험에서 성별 차이를 무시하는 것은 잠재적으로 위험하다”며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을 보다 자세히 연구할 수 있는 기회도 놓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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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등에서 성별 차이는 속속 확인되고 있다. 3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사례 중 여성이 79.1%를 차지했다. 백신 접종을 받은 미국인 약 1370만 명을 조사한 결과다. 중증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보인 것도 대부분 여성이었다. 남성과 여성의 면역반응이 다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증 환자에서도 남녀의 차이가 발견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우는 여성 10명당 남성 18명, 사망자도 여성 10명당 남성 15명으로 남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임상시험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발견됐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는 백신 임상시험에서 남성과 여성 모두 백신의 효능이 90% 이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화이자 백신 임상시험 수석조사관을 담당한 스티븐 토머스 뉴욕 업스테이트의과대 교수는 “심각한 부작용 사례 자체가 적어 부작용에 관한 성별 차이까지는 분석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에서 성별 영향이 분석되지 않았다는 또 다른 연구도 있다.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병원 연구진은 코로나 관련 임상시험 30건 중 성별 영향을 조사한 연구는 0건이라는 연구 결과를 의학 학술지 ‘E클리니컬메디신’에 발표했다.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추적 연구를 포함한 코로나19 논문 121건 중 성별에 따른 차이를 분석한 연구는 14건에 불과했다는 연구 결과를 4월 ‘영국의학저널(BMJ)’에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임상 시스템에 성별 영향을 고려하는 방안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에밀리 스미스 미국 조지워싱턴대 교수는 “임상 등록 기관이나 지원, 허가 기관이 성별 분석을 임상 시스템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수 동아사이언스 기자 reborn@donga.com
#코로나19#임상시험#사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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