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뛰어도 발바닥 아프다는 아이, 혹시 평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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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 평발 어떻게 관리할까
성장기에 발 아치 안 생기면 평발
어릴땐 증상 거의 없어 발견 늦어
보조기나 맞춤 신발 등으로 보완

노원을지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이홍섭 교수가 평발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제공
노원을지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이홍섭 교수가 평발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아이를 진료하고 있다. 노원을지대병원 제공
초등학생 김하늘 군(9)은 3월부터 축구교실에 다니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실내 체육을 시키기 부담돼 고민 끝에 선택한 실외 운동이었다. 하지만 평소 공차기를 좋아하던 김 군이 자꾸 발바닥이 아프다고 해 병원을 찾았고, 또래에 비해 평발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사람은 태어날 당시 모두 평발이다. 2세 아동은 전체의 97%에서 평발 소견이 관찰된다. 그러나 평발 비율은 6세에서 24%, 10세에서 4%로 성장할수록 현저히 줄어든다. 이는 3, 4세 이후 발바닥에 안쪽으로 오목하게 들어가는 ‘종아치’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이 과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평발로 남게 된다. 걷기 등 기능상으로 문제가 없어 질환이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부터 족근골 결합 같은 선천적 골격 이상으로 인해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변형까지 모두 평발에 속한다.

○증상 못 느끼는 소아 많아

성인은 발에 체중을 싣는 경우가 많아 자신이 평발인지 알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발 안쪽에 종아치가 없이 평평하면 눈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또 신발 뒤쪽 굽의 안쪽 바닥이 바깥쪽보다 더 많이 닳고, 신발 모양이 안쪽으로 찌그러지는 것으로 평발을 알아차릴 수 있다. 문제는 소아 평발이다.

이홍섭 노원을지대병원 족부족관절정형외과 교수는 “아이들은 체중이 가벼워 평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능 장애가 상당한 경우에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그저 다른 사람보다 잘 걷지 못하고 운동을 못한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소아 평발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병원을 찾는다고 한다. 보호자가 우연히 아이의 발 형태가 평발에 가까운 것을 보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증상이 없는 소아 유연성 평발은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극히 드물다. 하지만 보행 시 족부 내측에 통증이 있거나 신발 착용 시 통증이 유발되는 경우, 신발의 불규칙한 마모가 있는 경우라면 치료가 필요하다. 이 교수는 “보호자들이 아이의 발 모양을 직접 관찰하고 운동할 때 불편함은 없는지, 많이 걸어도 괜찮은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발 신을 때 통증 있다면 수술 고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비수술 치료를 먼저 고려한다. 먼저 평발 교정을 위해 알맞은 신발을 착용한다. 단순히 운동화 같은 편한 신발을 착용하는 것부터, 보조기와 특수 맞춤 신발을 사용하는 것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또 종아치를 높여주고 발뒤꿈치를 중립 위치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교정 안창을 착용하는 경우도 있다. 발목 관절이 유연한 경우에는 발목 관절까지 포함하는 높은 운동화를 신는 게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러한 교정용 신발이나 삽입물을 쓴다고 해서 발 변형 자체가 교정되는 것은 아니다. 발 통증을 완화시키거나 관절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 또한 아이 성장 속도에 맞춰 자주 바꿔줘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가 효과가 없다면 간단한 수술도 고려해야 한다. 10세 이하 소아에서는 수술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드물지만 발 변형과 통증이 심하다면 고려해 봐야 한다. 크게 △발 내측 부위에 심한 돌출이 있으면서 통증이 있는 경우 △가벼운 일상생활에도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비수술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는 경우 등이 수술을 고려해 봐야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수술 치료는 크게 연부 조직 수술과 절골술, 관절 제동술 및 관절 유합술 등이 있다.

이 교수는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 변형이 진행될 수 있다”며 “평소 보호자들이 아이의 발을 세심하게 잘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평소 발가락만 사용해 수건을 잡는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발의 내재근을 강화시키고, 아킬레스힘줄이 유연하지 않을 경우 아킬레스힘줄 스트레칭을 해 주면 좋다”고 설명했다.

▲아킬레스힘줄 스트레칭

스트레칭 하는 다리를 뒤로 쭉 밀어 곧게 편다. 20∼30초 동안 유지한다. 5회 반복한다. 상체가 앞으로 숙여지지 않도록 한다.

수건을 양손으로 잡고 자신의 몸쪽으로 최대한 당긴 상태에서 20초 정도 멈춘 뒤 천천히 힘을 풀어준다. 수시로 반복. 반대쪽 다리도 동일하게 실시한다.

▲내재근 강화 운동

발가락으로 수건을 잡아당긴다. 발가락으로 쥐었다 폈다 하면서 수건의 끝까지 모아준다. 수건 대신 주먹 크기의 공을 이용해도 된다. 수시로 반복.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평발#소아 평발#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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