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그린뉴딜 정책 발맞춰 ‘해상풍력발전’ 승부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2025년 年매출 1조이상 사업 육성… 자체기술 갖춘 국내 유일 제조사
제주-서해 등 79기 공급 실적… 박지원 회장 “생태계 활성화 앞장”
신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전환 가속

국내 첫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소인 제주 탐라해상풍력 단지 모습. 두산중공업은 이곳에 해상풍력발전기 10기(30MW)를 설치했으며 제주도민 약 2만4000가구에서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제공
국내 첫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소인 제주 탐라해상풍력 단지 모습. 두산중공업은 이곳에 해상풍력발전기 10기(30MW)를 설치했으며 제주도민 약 2만4000가구에서 사용 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제공
두산중공업이 기업의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해상풍력 사업 확장에 나선다.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에 발맞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동시에 중소 협력사들과 함께 해상풍력 생태계를 키운다는 구상이다.

19일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사업을 2025년 연매출 1조 원 이상의 사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두산중공업 매출(3조7000억 원)의 약 27%에 달하는 수준이다. 해상풍력 사업 발주 자체가 그리 많지 않고 지난 10년간 두산중공업의 풍력 관련 누적 매출이 6500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해상풍력 사업 비중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해상풍력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그린 뉴딜 분야의 한 축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12GW(기기와트·원자력발전소 1기 발전용량이 약 1GW) 규모의 해상풍력 준공 계획을 포함한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또 17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전북 등은 사업비가 14조 원에 달하는 ‘전북 서남권 주민상생형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산중공업은 2005년 풍력 기술 개발에 매진해 순수 자체 기술과 실적을 확보한 국내 유일의 해상풍력발전기 제조사다. 이미 제주도와 서해 등 전국 총 79기, 약 240MW 규모의 풍력발전기를 공급한 실적을 바탕으로 국내 해상풍력 사업 수주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전략이다

두산중공업은 2016년부터 내부적으로 석탄과 원자력 중심에서 가스터빈 발전사업과 신재생 에너지 두 축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기로 한 상태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회장도 일주일에 1회 이상 회의를 주재하며 자사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석탄과 천연가스 사업 외에도 풍력과 담수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비중 확대를 주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박 회장은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 발표 이후 “정부가 발표한 ‘해상풍력 발전 방안’에 힘입어 국내 해상풍력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해상풍력 분야의 대한민국 대표 기업으로서 그린 뉴딜 정책에 적극 동참하고 국내 해상풍력 산업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국내 해상풍력 산업생태계 활성화도 이끌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의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부품의 70%는 국산 부품이다. 풍력발전기에 들어가는 블레이드와 타워 등의 부품 생산에 400여 개 국내 중소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간 1GW 규모로 풍력발전 생산이 이뤄질 경우 직접 인력 1000여 명, 협력업체를 포함하면 약 1만7000명의 고용 창출이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극복해야 하는 한계도 있다. 글로벌 풍력 시장은 수십 년 전부터 풍력 사업에 뛰어든 덴마크 베스타스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 등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싹쓸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 및 가격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 해외 유망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8MW급 대용량 해상풍력기 개발을 2022년 완료할 계획이다. 여기에 실시간으로 발전량과 발전기 운전 상태 등을 확인하고, 풍속별 최적화 발전량을 제공하는 솔루션, 스마트 정비 등의 디지털 기술을 풍력사업에 도입해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국내 풍력발전 업체 관계자는 “국내 사업만 수주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로 남는다. 국내 수주 실적을 쌓으면서 글로벌 경쟁이 가능하도록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두산중공업#그린뉴딜#해상풍력발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