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소아도 ‘인공와우’ 수술로 난청치료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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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난청 조기 치료 Q&A

서울아산병원 박홍주 이비인후과 교수가 소아난청 환자 인공와우 수술 뒤 2일째 붕대를 제거하고 조기 착용을 위해 어음처리기를 부착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박홍주 이비인후과 교수가 소아난청 환자 인공와우 수술 뒤 2일째 붕대를 제거하고 조기 착용을 위해 어음처리기를 부착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선천성 난청은 신생아 1000명 중 5명이 앓는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 부모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인공와우 수술로 생후 6개월 된 아이도 받을 수 있다. 조기에 난청을 바로잡으면 아이의 학업 능력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건강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박홍주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로부터 선천성 난청 조기 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신생아 조기 진단과 치료법은….

“요즘 대부분의 신생아들은 청력검사를 받는다. 이를 통해 난청 진단이 가능하다. 치료는 수술 또는 보청기 사용이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청력 기준은 70dB(데시벨)이다. 70dB은 에어컨 실외기 소음이다.”

―보청기와 인공와우는 어떻게 다른가.

“보청기는 소리를 크게 만들어 잘 듣게 해 주는 장치다. 만약 청력이 너무 나빠 소리를 아무리 증폭해도 안 들리면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수술로 전극을 삽입해 달팽이관 안에 있는 청각신경을 자극하는 치료법이다.”

―보청기를 써도 되는데 인공와우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나.

“현재는 양쪽 귀의 청력이 70dB 이상으로 나빠야만(1세 미만은 양쪽 90dB 이상) 건강보험 지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소아와 성인의 기준이 다르다. 소아의 경우 양쪽 귀가 70dB이 안 넘는 경우가 있다. 예컨대 한쪽은 90dB로 거의 못 듣고, 나머지 귀는 60dB일 때다. 이런 경우에는 보험 혜택이 없다. 한쪽 귀가 70dB이 넘는 환아도 인공와우 수술을 받으면 보청기를 착용한 50dB 수준의 아이가 듣는 수준과 비슷했다. 인공와우 수술이 보청기보다 효과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인공와우는 위험한 수술인가.

“일각에서 인공와우 수술을 위험한 수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술 난도가 낮고, 시간도 1∼2시간 정도 걸린다. 달팽이관 안에 전극만 삽입하는 것이어서 뇌수술과도 관련이 없다.”

―수술을 받으면 바로 청력이 개선되나.

“성인 난청인은 과거에 소리를 잘 들었던 경험이 있어 재활치료를 받으면 한 달 내에 잘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소아는 뇌에서 소리를 감지하는 청각로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아무래도 수술 직후에는 소아의 언어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10년에 걸쳐 서서히 청력이 올라간다. 인내심을 갖고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소아 수술 시기는 언제가 적기인가.

“5세 이전에 청각로가 만들어지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어릴 때 수술할수록 좋다. 서울아산병원 조사에 따르면 늦게 수술한 아이일수록 성적이 서서히 떨어지는 사례가 발견됐다. 최근에는 생후 6개월에 수술을 하기도 한다.”

―너무 어리면 부작용이 우려될 것 같은데….

“아니다. 유전적인 난청의 경우 첫째 아이의 수술 결과가 좋아 둘째 아이 수술을 일찍 하는 부모도 있다. 호주 의료계 연구에 따르면 생후 6개월 때 수술한 아이가 거의 정상과 같은 청력 발달을 보였다. 다른 나라에서도 건강에 이상이 없으면 어릴 때 수술을 한다.”

―인공와우와 관련해 최근 어떤 제품들이 나왔나.

“인공와우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다. 우리 병원에서는 최신 전극을 적용한 수술을 100건가량 시행했다. 최신 전극은 청신경 모양에 가깝게 굽어 있으면서 얇게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아이가 난청이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하나.

“난청으로 태어났더라도 보청기나 인공와우 수술을 통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주저하지 말고 신속히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선천성 난청#인공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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