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없고 아이가 있어도 유튜브가 있기에…‘홈 트레이닝 열풍’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2일 20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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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이른바 ‘홈트족(집에서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 족)’이다. 집안에 실내 자전거를 설치하고 이를 ‘즈위프트(가상 사이클링 프로그램)’ 시스템에 연결해 다른 사람들과 경주를 한다. 팔이 부러졌을 때조차도 이를 놓지 못했다.

체육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홀로 운동하는 홈 트레이닝이 우리나라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도를 의미하는 온라인 검색 추이를 살펴보면 홈 트레이닝 검색량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정보를 얻기 위함일 텐데 그 비율이 3년 전에 비해 2배나 많아졌다.

홈 트레이닝 열풍의 배경엔 우선 ‘1인 문화’ 확산이 있다. 혼밥, 혼술에서 시작해 혼행(혼자 여행), 혼영(혼자 영화관람) 등 다른 사람으로부터 방해받지 않고 홀로 여가시간을 보내는 트렌드가 이제는 운동 영역에도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보다 결정적인 요인은 유튜브다. 과거에는 피트니스 클럽에 가서 비싼 값을 지불해야만 일대일 강습을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유명 강사의 생생한 레슨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온라인에서 홈 트레이닝의 연관어를 살펴보면 동영상, 유튜브, 어플(앱), 온라인 등이 상위권에 올라있다. 운동은 으레 집밖에서 하는 것이라는 통념을 새로운 온라인 환경이 변화시키고 있다. 여성이 연관어 상위에 들어가 있는데서 알 수 있듯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이러한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시간과 아이도 들어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과 아이들을 돌봐야하는 주부들에게 홈 트레이닝이 운동의 대안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날씨와 미세먼지가 연관어에 있는데 달리기, 산책, 자전거 타기 등 바깥에서 하는 운동은 날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홈 트레이닝은 그런 걱정이 없기 때문이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일상화되고 있는 미세먼지는 홈 트레이닝 확산에 더욱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집안에서 움직이는 게 무슨 운동효과가 있겠냐며 냉소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들의 인식은 매우 우호적이다. 운동을 가끔이라도 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의지만 있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운동할 수 있다’고 보는지 물었는데 그렇다는 공감의견이 87%나 되었고, ‘앞으로 홈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에 대해서는 83.3%, ‘홈 트레이닝만으로도 충분히 운동이 된다’에 대해서는 65.8%가 그렇다고 답했다.

홈 트레이닝은 미래 운동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정해진 시간에 특정한 장소에 가서 강사를 직접 만나야만 제대로 된 운동을 배울 수 있었지만 이제는 내 집에서 원하는 시간에 강사를 선택해 운동을 배울 수 있게 되었으니 사람들이 몰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앞으로 IT 기술이 더욱 접목되면 직접 현장에서 운동하는 느낌을 갖게 하거나 온라인 게임처럼 전 세계 유저들과 시합도 손쉽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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