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도 지진… NASA 첫 측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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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선 ‘인사이트’ 지진계에 잡혀… 지각 암석 수축 따른 균열로 발생
“화성 내부 비밀 밝혀낼 중요 단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화성 표면에 지진계를 내려놓고 있다.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화성 표면에 지진계를 내려놓고 있다. NASA 제공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화성에서 지진을 최초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고 24일 밝혔다. NASA의 화성탐사선 ‘인사이트’가 지난해 12월 화성 표면에 내려놓은 지진계를 통해서다.

6일 프랑스 국립우주센터(CNES)가 운영하는 돔 모양의 지진계가 포착한 미약한 신호는 스위스 연방기술연구소가 이끄는 화성지진 분석팀에 의해 잡음이 아닌 지진 신호로 밝혀졌다. 브루스 배너트 인사이트 운영팀 선임분석관은 “이번 발견은 ‘화성 지진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공식적으로 연 첫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인류가 지구와 달 이외의 천체에서 지진을 관측한 것은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측정한 화성 지진은 지구 지진과 달리 달 지진과 비슷하다고 분석한다. 지구는 활발한 내부 활동으로 지진이 일어나는 반면 달과 화성은 내부 활동이 멈춘 것으로 추정된다. 그 대신 지각이 식어 수축하는 과정에서 지진이 일어난다. 로리 글레이즈 NASA 행성과학부문 책임자는 “이번 화성 지진은 아폴로 임무에서 측정한 달 지진과 유사한 특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NASA는 아폴로 임무를 통해 1969년에서 1977년 사이 달에 설치된 5개 지진계에서 수천 회에 이르는 지진을 감지했다.

지구에서는 안전을 위해 지진을 관측하지만 달과 화성은 다른 이유다. 행성의 내부 구조를 알기 위해서다. 지진파는 통과하는 물체의 밀도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는데 이를 이용해 내부 구조를 알아내는 것이다. 지각, 맨틀, 외핵, 내핵으로 구성된 지구의 내부 구조도 지진파를 통해 알아냈다. 달의 구조도 이와 비슷하다. NASA의 달 지진계가 보내온 정보를 통해 달은 두께 70km의 표면과 깊이 약 1250km의 맨틀 속에 액체 상태의 외핵과 내핵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화성도 지구와 마찬가지로 지각, 맨틀, 핵을 가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두께나 구조, 특성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이를 지진계를 통해 밝혀낼 수 있다. 지진계가 ‘내부 구조 측정용 지진 실험 장비(SEIS)’라 이름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2년간의 측정을 통해 화성의 내부 구조를 알아내 과거 수분이 있고 따뜻했던 화성이 어떻게 식어갔는지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 이브 르갈 CNES 센터장은 “임무는 이제 갓 시작했을 뿐”이라며 “과거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이었던 화성의 비밀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의 임무도 화성 내부를 살피는 일이다. 기존 화성탐사선이 화성의 표면을 탐사하고 물과 메탄 등 생명의 흔적을 더듬었다면 인사이트는 로봇팔 드릴을 통해 땅속을 파내려가며 열감지기를 놓아 화성의 내부 온도를 관찰하는 등 화성 내부 탐사에 집중하도록 설계됐다. 인사이트란 이름도 영어로 ‘지진 탐사와 측지학, 열 수송을 이용한 내부 탐사’(Interior Exploration Using Seismic Investigations, Geodesy and Heat Transport)의 앞 글자를 따 만들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nasa#국립우주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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