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홍역 ‘몸살’… 백신 맞으면 95% 이상 예방할 수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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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통해 전염 전파력 강해… 영유아 MMR 2회 접종 필요
국내 환자 대다수 해외서 감염, 손 씻기 등 생활수칙 지켜야

홍역 예방 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접종을 하고 만 4∼6세 사이에 2차 접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1차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16∼47개월 사이에 1차 접종을 하면 된다. 특히 홍역 유행지역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가속 접종이 권장된다. 동아일보DB
홍역 예방 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접종을 하고 만 4∼6세 사이에 2차 접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1차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16∼47개월 사이에 1차 접종을 하면 된다. 특히 홍역 유행지역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가속 접종이 권장된다. 동아일보DB
지난해 말 대구에서 첫 환자 발생 후 국내 홍역 환자가 54명(10일 오전 10시 기준)에 이른다. 홍역은 직접 접촉이나 재채기, 기침 등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평소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면 90% 이상 발병하는 질환이다. 처음 증상이 감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초기에 빠르게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홍역뿐만 아니다. 10일 전북 전주에서는 보건당국이 한 산후조리원에서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감염 확진자가 3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하면서 감염질환이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RSV는 소아와 성인에게 감기, 기관지염, 폐렴, 모세기관지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RSV에 감염되면 성인은 보통 가벼운 감기를 앓지만 영유아, 면역 저하자, 고령자는 모세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홍역 전파력, 메르스의 18배 높아

홍역은 급성 발진성 바이러스 질환이다. 홍역바이러스는 메르스에 비해 최대 18배, 독감보다 6∼8배 높은 강력한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일상생활의 작은 접촉만으로도 걸릴 수 있다.

약 10일간의 잠복기 이후에 고열과 기침, 콧물 등의 증상과 피부에 발진이 나타난다. 발진은 목덜미와 귀 뒤쪽부터 시작해 몸통, 팔다리 전신으로 퍼져 4일 이상 지속된다. 발진 발생 4일 전부터 발진 발생 후 4일까지 타인에게 전염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집단 감염의 우려가 커 발진 후 4일까지는 격리가 필요하다.

홍역은 안정과 충분한 수분 공급, 해열제 복용 등의 치료로 대부분 회복이 되지만 중이염, 폐렴, 뇌염 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에서 발생한 홍역 건수는 8만2596건으로 전년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홍역으로 인한 사망자도 작년 72명으로 전년(42명)보다 크게 늘었다. WHO는 지역별로 큰 예방접종률 편차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유럽은 전반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낮아 당분간 홍역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홍역 감염 환자가 늘고 있다. 최근 대만과 일본에서도 해외 유입으로 인한 홍역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 홍역 백신 접종률은 세계 최고 수준(98% 이상)으로 자생적으로 홍역이 유행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국내에 발생한 홍역 환자의 대다수는 해외에서 감염되거나 외국인 관광객에게 옮은 경우다. 최근 서울과 경기도에서 확진 환자가 나타났지만 국내 토착형이 아닌 해외 유입 D8형으로 확인됐다. 김민경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관(감염내과 전문의)은 “우리나라는 2014년도에 ‘홍역 퇴치’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홍역 감염은 지역사회 내 감염보다는 외국 유행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이라고 말했다.

확산 막으려면 예방접종 중요해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혼합백신).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혼합백신).
홍역은 혈액 검사, 바이러스 검사, 항체 검사로 확진된다. 홍역 치료에 아직 치료제는 없고 기침이나 고열에 대한 치료를 한다.

홍역은 백신을 맞으면 95% 이상 예방된다. 생후 12∼15개월 영아와 만 4∼6세 때 각각 1회씩 홍역, 볼거리로 알려진 유행성이하선염, 풍진의 혼합백신인 MMR 접종을 권장한다. 항체가 없는 성인도 접종을 권장한다. 김 조사관은 “1차 접종으로 93%, 2차 접종으로 97% 면역력을 획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2차 이상의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홍역 유행 국가 여행 시에는 1968년 이후 출생한 성인(특히 20, 30대)의 경우 면역의 증거가 없다면 출국 전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의 홍역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6∼11개월 영아도 출국 전에 1회 예방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손 잘 씻으면 감염질환 70% 감소

손만 잘 씻어도 감기, 독감, 홍역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50∼70%를 막을 수 있다. 아이들에게 전파력이 강력한 독감, 홍역 예방에 있어 가장 강조되는 부분이며 특히 아이들이 방학 때 즐겨 가는 키즈카페, 학원, 눈썰매장 등 사람이 많이 몰리는 장소에 다녀온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하게 씻도록 한다. 손을 씻을 때에는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앞뒤로 꼼꼼히 씻는다. 씻은 후에는 물기를 잘 말려 미생물이 증식하지 않도록 한다.

한편 RSV는 매년 10월부터 다음 해 3월까지 주로 발생한다. 아직까지 감염증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 RSV는 감염된 사람과의 접촉이나 호흡기 비말을 통해 쉽게 전파되기 때문에 산후조리원이나 영유아 보육시설 등 집단시설에서는 동절기 감염증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는 신생아 접촉 전후 손 씻기, 기침 예절 준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과 방문객 출입 제한, 신생아 격리 및 치료 등의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 만 12세 이하 어린이 홍역 무료접종 받으세요 ▼

홍역 백신, 누가·언제·어디서

△MMR(홍역혼합백신) 2회 접종이 끝나지 않은 영유아 △1968년 이후 출생자 △홍역 확진을 받은 자 △홍역 항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자 △MMR 2회 접종력이 없는 경우 등 면역의 증거가 없는 성인과 영유아는 접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홍역이 국가 예방접종 항목에 포함돼 있어 적기에 접종하는 영유아는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면역의 증거가 없는 성인이나 생후 12개월 이전에 가속 접종을 하는 경우 유료로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그러나 반드시 전부 홍역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정성훈 강동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홍역 환자의 경로 파악과 감시가 잘 이뤄지고 있어 유행지역이나 백신 접종률이 낮은 해외를 여행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접종하지 않아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홍역 예방 접종은 생후 12∼15개월에 1차 접종을 하고 만 4∼6세 때 2차 접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1차 접종 시기를 놓쳤다면 16∼47개월 사이에 1차 접종을 하면 된다. 홍역 유행지역에 거주하는 경우에는 가속 접종이 권장된다.

MMR 접종은 1차 접종으로도 약 93% 홍역 예방 효과가 있어 6∼11개월 사이에 미리 접종하는 것이 좋다. 5개월 이하 아기는 모체에서 받은 항체의 영향으로 접종 효과가 떨어져 접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성인은 ‘예방접종 도우미(nip.cdc.go.kr)’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MMR 2회 접종력이 있는지 확인 후 접종 기록이 없으면 MMR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 단 국가 예방접종 전산등록이 2002년부터 시행돼 이전에 접종했으면 미등록돼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홍역 항체 검사를 통해 면역력 획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홍역 예방접종은 국가예방접종으로 만 12세 이하 어린이는 보건소와 위탁의료기관에서 무료 접종이 가능하다. 만 12세가 넘었을 경우 인근 병원 혹은 보건소에 예방접종이 가능한지 문의한 후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만약 홍역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타인과의 접촉을 피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나 보건소로 문의한 후 안내에 따라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전국 홍역 선별진료소 지정 의료기관에서 진료가 가능하다. 선별진료소 지정 의료기관은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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