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초부터 전국 덮친 이례적인 폭설·한파…원인 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11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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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로 11일 전국이 눈, 추위, 건조한 공기 등 ‘날씨 삼재’로 몸살을 앓았다. 이날 호남지방을 비롯한 남서쪽에는 대설특보, 내륙 대부분 지역에는 한파특보, 영동과 영남 등 동쪽에는 건조특보가 내려 전국적으로 기상특보가 발효됐다.

폭설이 내린 남부 지방 곳곳에서 사고가 속출했다. 제주 지역에는 폭설로 제주국제공항 활주로 운영이 중단되면서 항공기 결항이 속출해 이용객이 불편을 겪었다. 제설작업 뒤 오전 11시 50분부터 활주로를 다시 열었지만, 그 사이 항공기 130여 편이 결항했다. 제주를 떠나려는 이용객 5000여명이 여객터미널에 몰리면서 혼잡도 빚어졌다. 궂은 날씨로 제주와 목포, 부산 등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 운항도 통제됐고 한라산 입산이 금지됐다.

호남 지역에는 9일부터 사흘 동안 전남 함평 26㎝, 나주 25.5㎝, 영광 25㎝와 광주 20.1㎝ 등 많은 눈이 내렸다. 광주지역에서는 유치원 307곳은 휴원했고, 시내버스 일부가 단축 우회 운행하는 등 교통 불편이 잇따랐다. 전북 부안군 위도에서 마을 진입로에서 제설작업을 하던 굴착기가 5m 언덕 아래로 떨어져 운전자가 다치기도 했다.

이날 전국을 덮친 폭설과 한파는 영하 47도에 이르는 러시아 극동지방의 차가운 바람이 중국 내몽골 지역에 위치한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한반도로 내려오면서 발생했다. 찬 바람이 서해를 거치며 눈구름대로 발달해 남서쪽 서해안 지역에 눈을 내렸다. 태백산택 넘어 동쪽에는 푄현상(공기가 산을 타고 넘으며 건조해지는 현상)으로 건조한 날씨를 가져왔다.

한파는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과 세종 영하 15도, 경주 영하 12도, 충주 영하 17도, 파주 21도로 전날보다 2~5도 더 떨어져 전국적으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라서해안과 제주도에는 12일 오전까지 눈이 계속된다. 12일 밤부터 13일 오전 사이에는 중부 지방과 전북, 경북에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지난해 12월 초부터 이례적인 한파가 닥치고 추운 날이 더 많이 이어지는 것은 중위도의 공기가 예년보다 정체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중위도를 지나는 제트기류의 속도가 느려지면서 날씨의 흐름이 늦어져 추운 곳은 계속 춥고, 덜 추운 곳은 계속 덜 추워지는 현상이 전 지구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찬 기운이 오래 정체한 북미 지역에는 기록적인 한파가 찾아와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유럽과 러시아 서부, 캐나다 서부 등은 지난 한 주 평년보다 따뜻한 날씨를 나타냈다. 유럽 각국의 소식을 전하는 ‘유로뉴스’ 인터넷 기사에 따르면 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기온은 1월로는 이례적으로 영상 8도까지 올랐고, 앞서 6일에는 헝가리 일부 지역 기온이 영상 17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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