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코리아]야근-주말근무 모두 없애고 ‘칼퇴근’… 게임업계에 새바람

  • 동아일보

야근과 주말근무를 모두 없앤 넷마블이 게임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달 13일부터 일하는 문화 개선안이 도입된 후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넷마블 사옥에는 큰 변화가 생겼다. 오후 7시가 되면 직원들이 퇴근하기 시작했다. 그간 늦은 밤까지 환하게 켜져 있던 사옥의 불도 8시를 전후해 대부분 꺼졌다.

국내 모바일게임 1위 업체인 넷마블은 최근 파격적인 일자리 문화 혁신을 선언했다. 넷마블은 △야근 및 주말근무 금지 △탄력근무제도 도입 △퇴근 후 메신저 업무지시 금지 △종합병원 건강검진 전 직원 확대 시행 등의 내용이 담긴 일하는 문화 개선안을 의무 실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게임업계에서 탄력근무제, 자율출퇴근제 등을 시행한 업체는 많았지만 야근과 주말근무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업무시간 외 메신저를 통한 지시까지 철폐한 사례는 없었다.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넷마블 주최로 열린 ‘미래의 꿈, 게임에 담다’전시회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게임을 넷마블 임직원들이 시연하고 있다. 넷마블 제공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가나인사아트센터에서 넷마블 주최로 열린 ‘미래의 꿈, 게임에 담다’전시회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게임을 넷마블 임직원들이 시연하고 있다. 넷마블 제공


무엇보다 이번 넷마블의 개선안에는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담겨 있어 눈에 띈다. 우선 게임 이용자들이 적은 심야에 진행해오던 정기 업데이트를 앞으로는 심야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업데이트 때문에 직원들이 늦은 밤에 일해야 하는 상황을 원칙적으로 막은 것이다. 야근, 주말근무 금지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업무 공백은 대대적인 인력 충원으로 해결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인력 충원의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현재 인력의 추가 근무에 대해서는 사전승인을 반드시 받은 후 다음 날 대체휴가 부여, 근무시간 조정 등 탄력근무제를 의무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많은 기업이 스마트 근무를 지향하면서도 인건비 부담이 큰 채용 확대에는 인색해 제대로 된 스마트 근무가 이뤄지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24시간 게임 서비스를 하는 업의 특성상 스마트 근무를 위한 장벽이 있다”며 “이러한 장벽마저도 넘기 위해 회사는 큰 용기를 내어 이번 개선안을 실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넷마블은 모바일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매년 500명 이상 채용을 해왔다. 넷마블게임즈 등 개발자회사를 모두 포함한 넷마블컴퍼니의 임직원 수는 2014년 2500여 명에서 지난해 3800명을 넘어섰다. 넷마블은 올해 1000명 이상의 직원을 뽑을 계획이다.

넷마블이 지속적으로 인력 채용을 늘릴 수 있었던 것은 매년 게임개발, 사업, 마케팅, 연구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하반기로 나눠 공채를 실시했기 때문이다. 공채 외에도 인공지능 게임 서비스 엔진인 ‘콜럼버스’ 프로젝트 특별 채용을 진행했다. 넷마블 방준혁 의장은 일자리 창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 일자리창출 유공자 정부포상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바 있다. 넷마블은 일하는 문화 개선안 의무 실시에 따라 채용을 더욱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채용 확대뿐 아니라 직원 연봉도 꾸준히 인상되고 있다. 임원을 제외한 넷마블게임즈의 직원 평균 연봉은 약 5300만 원으로 성과급을 더하면 약 6300만 원 수준이다. 이는 업계 최상급 수준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평균 10% 이상 높인 결과다. 2016년 기준 넷마블게임즈의 신입 초봉은 3600만 원 수준이다. 회사의 결실을 직원들과 나누는 것도 계속해오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 2년 연속 전 직원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발행했다. 지난해 말에는 리니지2 레볼루션 특별 성과금을 전 직원에게 나눠줬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넷마블#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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