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AI시대 인간이 필요할까? 내 답은 ‘예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인공지능과 휴머니티’展 주관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활용한 게임 ‘인공지능 에어 하키’를 시연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인공신경망 알고리즘을 활용한 게임 ‘인공지능 에어 하키’를 시연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사람이 자식을 낳아 기르고 가르치며 진정한 ‘어른’이 되듯, 인공지능에 결여된 ‘윤리의식’을 가르치는 과정을 통해 인류가 한층 더 성숙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다.”

 내년 1월 20일까지 서울 종로구 아트센터 나비에서 열리는 ‘아직도 인간이 필요한 이유: 인공지능(AI)과 휴머니티’전. 14일 오전 열린 개막 기념 언론간담회에 참석한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55)은 “현재의 인공지능은 유년기 인간을 닮았다. 작가들과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아이와 함께 보낸 시간을 자주 돌이켰다”고 말했다.

 남편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언론을 통해 혼외자가 있음을 고백하며 이혼 의사를 밝힌 뒤 노 관장이 전시 개막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당시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간담회에서 노 관장은 시종 쾌활한 모습으로 전시를 개최한 취지와 작품의 의미를 차분히 설명했다.

 “삶이 수많은 로봇으로 새롭게 구조화되는 세상이다. 그 로봇의 감정에 대해 고찰하고자 한 전시다. 효율성과 합리성만으로 모든 사안을 판단할 수 없다. 감정 없는 개인을 상상할 수 없듯 윤리와 도덕이 결여된 공동체는 지속될 수 없다. 예술이 반드시 윤리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예술은 기존 질서에 대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주변의 소음을 채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음악’으로 재구성한 뒤 들려주는 로보틱스 시스템 ‘브레멘 음악대’. 아트센터 나비 제공
주변의 소음을 채집한 데이터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처리해 ‘음악’으로 재구성한 뒤 들려주는 로보틱스 시스템 ‘브레멘 음악대’. 아트센터 나비 제공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작가 13개 팀이 참여했다. 프랑스 미디어 아티스트 모리스 베나윤은 뇌파 측정 데이터를 이용해 3차원(3D) 프린터로 조각 작품을 뽑아내는 장치인 ‘브레인 팩토리’를 선보였다. 신승백 김용훈 씨의 ‘동물 분류기’는 인공지능이 사물을 인지해 자의적으로 분류하는 방식을 모니터 14개를 통해 보여준다. 응용물리학을 공부한 뒤 작가와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최승준 씨도 ‘학습을 학습하기―연결과 흐름’이라는 주제로 인공지능이 대상을 분류하는 방식을 탐구했다, 최 씨는 “인공지능이 보여주는 학습 방식의 편향성을 통해 인간의 학습 방식이 가진 오류를 반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관장은 “예술이 아니라 기술 전시라는 시선도 있겠지만 훗날 이번 전시의 가치가 확인될 거다. ‘아직도 인간이 필요하냐’는 이번 전시 제목의 질문에 대한 내 답은 ‘예스’다. 인공지능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결국 ‘인간이 무엇인가’라는 고민에 닿는다”고 말했다.

손택균기자 sohn@donga.com
#ai#노소영#인공지능#인공지능과 휴머니티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