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중증 외상 환자 ‘골든타임’ 1시간 내 병원 찾아야”

  • 동아일보

권역외상센터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의료진들이 센터 건물 옥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득남 홍보팀장, 박찬용 외상센터부센터장, 조현민 외상센터 센터장, 외상센터 운영지원팀 김지혜 간호사. 부산대병원 제공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의료진들이 센터 건물 옥상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득남 홍보팀장, 박찬용 외상센터
부센터장, 조현민 외상센터 센터장, 외상센터 운영지원팀 김지혜 간호사. 부산대병원 제공
“교통사고, 자상 등으로 인해 생기는 출혈성 중증 외상 환자는 1시간 이내(골든타임)로 병원을 찾아야 살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인 조현민 흉부외과 교수(사진)는 “국내 중증외상 환자 중 적절하게 치료하면 살릴 수 있었을 사망자 비율이 35%에 이른다”고 27일 말했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경우 15∼20%인 것을 감안하면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조 교수는 “외상 환자의 골든타임인 1시간을 넘기지 말아야 된다”면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난 미국의 가브리엘 기포드 전 하원의원도 사실 총상이 발생하고 15분 이내에 바로 수술을 했기 때문에 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심한 외상 뒤 15분 안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이 살고 30분이 지나면 50%가 사망하고 1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1월 개원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중증 외상으로 온 환자들을 선진국 수준으로 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중환자실 50병상, 일반병상 80개, 수술실 6개, 응급실 병상 12개, 외상전용의 소생실 2개 등을 갖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외상센터이다.

국내 권역외상센터는 부산대병원 말고도 아주대병원, 인천 길병원, 원주 세브란스병원, 단국대병원, 대전 을지대학병원, 광주 전남대병원, 목포 한국병원, 울산대병원 등 9곳이다. 하지만 독립된 건물을 소유한 곳은 부산대병원과 아주대병원 등 두 곳뿐이다.

이들 센터는 신속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적절한 최신식 장비들을 구비하고 있다.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대표적이다. 이 센터에 있는 GE헬스케어의 레볼루션 컴퓨터단층촬영(CT)의 경우 고해상도 영상 이미지를 제공하고 빠른 촬영 속도를 자랑한다. 전신 CT 촬영 시 걸리는 시간은 5초면 가능하다. 더구나 소아 외상 환자 등에게는 저선량 기술을 통해 방사선 피폭도 최소화했다. 이외에도 급속혈액가온주입기, 이동형 환자감시장치, 이동형 인공호흡기 등 외상 환자에게 적절한 최신 장비들을 구비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외상센터 필요성에 대한 국내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조 교수는 “서양은 1950년대부터 외상센터를 만들어 시스템을 발전시킨 반면 우리는 5년 전 아덴 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 이후 이제 외상센터를 시작한 걸음마 수준”이라며 “무엇보다 턱 없이 부족한 외상 전문의 인력 양성이 시급하고 권역별 외상센터 중심으로 지역 기반의 외상센터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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