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걸리던 걸 하루만에…3D스캐너 이용 구두골 제작기술 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2일 11시 26분


3차원(3D) 프린터를 이용해 발에 꼭 맞는 맞춤형 구두를 빠른 시일 안에 제작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맞춤구두 제작기간을 큰 폭으로 줄일 수 있어 수제 구두산업 발전으로 이어질 걸로 기대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퇴직 과학자 조맹섭 박사는 3D 스캐너와 3D프린팅 기술을 활용, 맞춤형 구두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발 모양을 본떠 플라스틱 덩어리로 ‘구두골’을 깎은 다음 맞춤 구두를 만들어 왔다. 장인이 1개월 이상 작업해 구두골을 만든 다음에야 구두 제작이 시작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발을 3D 스캐너로 읽어 들인 다음, 3D프린터를 이용해 하루 만에 구두골을 만들 수 있다. 조 박사는 원하는 높이의 모조 구두굽을 뒤꿈치 아래 놓은 상태에서 휴대형 3D스캐너로 발 모양을 찍어 영상을 획득하고, 이 영상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구두골 데이터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정보를 이용해 3D프린터로 플라스틱 소재 구두골을 제작하는데도 성공했다. ETRI 측은 “발 뼈와 근육의 구조를 정밀하게 읽어낼 수 있어 족궁(아치), 발등, 발꿈치, 발볼의 형태를 모두 구두골에 반영할 수 있다”며 “기존 수작업에 비해 훨씬 편안한 신발 제조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 박사는 제작이 완료된 구두를 얼마나 편안하게 신을 수 있는지를 사전에 점검하는 ‘구두 전자 가봉분석 기술’ 역시 추가로 개발했다. 가상의 압력 센서와 컴퓨터 시스템을 활용, 객관적인 수치와 그림으로 구두 제작 여부를 파악할 수 있어 누구나 맞춤형 구두를 손쉽게 제작 할 수 있을 걸로 보인다.

조맹섭 박사는 “국내 제화업계에서 구두골을 깎는 기술자의 수는 부족한데다 대부분 고령이라 인력부족 문제점도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다”며 “정부의 창업지원 서비스인 ‘창조경제타운’의 도움을 통해 사업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기자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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