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약도 멀티시대… 한 치료제, 다양한 질환에 적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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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범위 확대되는 의약품

이미 출시된 약품들 중 기존에 사용이 허가된 질환 외에 새로운 질환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평가 및 인증을 받고 있는 제품들이 속속 늘고 있다.

애브비의 ‘휴미라’의 경우 2007년 국내에 출시된 이후 현재까지 류머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건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완치법이 개발되지 않은 자가 면역질환에 사용돼 왔다.

그러나 휴미라는 최근 치료제가 거의 없는 ‘베체트 장염’에 대해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허가 적응증(특정 분야의 질환에 사용 가능하다는 인증)’을 받으며 사용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이미 휴미라는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총 10개의 질환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은 상태다.

이는 약제의 작용 기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몸 속 종양괴사인자는 인간의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신호 단백질로 면역 세포간의 연락을 촉진하고 세포의 여러 기능을 조절하는데 이것이 과도하게 생성되면 신체 여러 기관을 공격하면서 염증을 일으키고 질환을 유발한다. 종양괴사인자(TNF-알파) 억제제인 휴미라는 활성화된 TNF-알파를 잡아줘 질환을 치료한다. 여러 면역질환의 원인을 차단하는 셈이다.

전신 염증성 면역질환은 발병 기전상 환자가 여러 질환을 동시에 앓는 사례도 있어 다양한 적응증을 보유한 약이 유용하게 쓰일 수 있으며, 실제로 휴미라는 전 세계 처방 의약품 중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양약품이 20여 년간 공을 들여 개발한 항궤양제인 ‘놀텍’도 2009년 출시됐을 때는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등의 질환으로 사용 범위가 한정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역류성 식도염에 대한 허가 적응증을 획득하면서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는 연간 30억 원 수준이었던 놀텍의 매출액이 최근에는 140억 원 수준까지 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동남아 시장에서 역류성 식도염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을 반영해 수출 물량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체 항궤양 치료제 시장에서 약 80%를 차지하는 역류성 식도염은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고, 1년 내 재발률 또한 80%에 달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바이엘의 경구용 항응고제인 ‘자렐토’도 여러 분야에서 허가 적응증을 확보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는 약품으로 꼽힌다. 실제로 바이엘은 전략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자렐토의 사용 범위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얀센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색전성 뇌중풍(뇌졸중), 말초동맥성 질환, 급성관상동맥증후군 등에 대한 적용 연구를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렐토는 정맥 및 동맥 혈전 색전증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약품 중 하나”라며 “앞으로도 사용 범위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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