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형 간염, 지속적 약복용으로 간암 예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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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질환 전문 컨설턴트 애슐리 브라운 씨 인터뷰

당뇨병, 고지혈증, B형 간염. 이 세 질환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완치가 어렵고 평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유독 B형 간염에 대해서는 국내 인식도가 낮은 편이다.

B형 간염이 일단 생기면, 그 후 증상이 없어져도 간섬유화(간이 굳는 질환),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사람이 적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B형 간염 보유자 152만 명의 25%가량만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을 정도다.

영국 런던 임페리얼 칼리지의 간질환 전문 컨설턴트인 애슐리 브라운 씨(사진)는 세계적인 B형 간염 ‘전도사’다. 제19차 대한간학회 춘계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를 16일 만났다.

-이번 학회에서 발표하는 논문의 내용은….

“B형 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가 유럽 환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분석했다. 바라크루드는 B형 간염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속도가 다른 치료제들에 비해 탁월했다. 간의 건강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인 ALT도 효과적으로 낮췄다. 무엇보다 최근 10년 사이 출시된 B형 간염 치료제 대부분이 내성이 생기지만 바라크루드는 내성이 잘 생기지 않는 장점이 있다. 장기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다른 제품에 비해 적다는 결과도 나왔다.”

-바라크루드의 또다른 장점이 있다면….

“간은 한번 나빠지면 좋아지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실제로 간이 굳는 섬유화가 한번 진행되면, 악화 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회복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바라크루드가 간이 굳었던 부분을 사라지게 하는 것이 관찰됐다. B형 간염 보유자의 간암 예방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실제 환자들을 장기 관찰했다는데….

“임상시험은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친 대상자를 대상으로 한다. 실험 과정에서도 변인을 제외한 다른 조건들을 철저하게 통제한다. 일상생활을 하는 실제 환자들과는 다른 환경 속에서 실험을 진행한다. 이 때문에 임상시험 결과가 실제 환자에게 유효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리얼라이프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결과에 더 공신력이 있다고 본다.”

-유럽에서의 연구 결과를 한국인에게 적용해도 될까.

“유럽인과 한국인은 유전자형, 인종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연구를 진행한 런던은 국제도시다. 실제 관찰 환자 중에는 아시아인이 많았다. 특히 한국, 북한 사람도 포함돼 있다. 그러므로 전 세계적으로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북한 환자도 치료를 끝냈나.

“런던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일하는 사람이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처럼 아주 예의 바르고 의사의 복용 지시를 성실히 이행했다. 하지만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그 환자에게 고민이 많았다. 본국으로 돌아가면 바라크루드를 더이상 구할 수 없을 거라는 위기감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아직 한 번도 B형 간염 검사를 받지 않았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라고 하고 싶다. 많은 사람이 자신이 B형 간염 보유자인지도 모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 좋은 치료제가 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이 B형 간염으로 죽는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마지막으로 B형 간염은 당뇨처럼 증상이 나아져도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간암 등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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