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만 쓰면 시각장애인도 버스번호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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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4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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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착된 카메라가 숫자-문자 읽어줘… ETRI, 시각정보 안내시스템 개발

시각장애인도 초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모자만 쓰면 안내견이나 도우미의 도움 없이 대중교통을 타고 길을 찾을 수 있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해 버스 번호나 지하철 출입구 번호, 화장실 표지판 등을 인식해 음성으로 방향을 알려주는 ‘시각장애인용 맞춤형 시각정보 안내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한 시스템은 모자 위에 두 개의 소형카메라를 장착해 주변 환경과 숫자나 기호, 문자 등을 자동으로 인식한다. 이를 통해 버스가 도착하면 버스 번호를 읽어 주고, 지하철역 안에선 출구 방향이나 매표소,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의 위치를 찾아내는 것이다. 최근 주요 시설물은 기호로 표시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한글이나 알파벳 같은 문자를 일일이 읽어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기호나 숫자를 자동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오류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기술은 기호나 숫자뿐만 아니라 주변 풍경도 분석할 수 있어 차도와 인도를 구분해 장애인이 차도로 들어갈 경우 경보를 울려주고,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방향을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또 등록한 친구의 얼굴을 인식해 이름을 들려주는 것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최근 선보이고 있는 ‘안경형 컴퓨터’에도 이 기술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경형 컴퓨터는 카메라와 정보단말기를 모두 내장하고 있어 프로그램만 일부 변경하면 음성안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이 기술과 관련해 2건의 국제논문을 내고 13건의 국내외 특허를 등록하는 한편 국내 기업에 기술 이전을 완료해 조만간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 윤호섭 책임연구원은 “시각장애인은 물론이고 일반인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만큼 가상현실, 게임, 무인자동차나 지능형 로봇 등의 분야에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TRI#시각정보 안내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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