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 안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미토콘드리아’ 단백질의 정체가 밝혀졌다. 이번 연구 덕분에 비만이나 당뇨, 심장질환, 암 등의 질병을 쉽게 진단하고 치료하게 될 가능성도 커졌다. 이현우 울산과기대(UNIST) 나노생명공학부 교수(사진)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학과 앨리스 팅 교수와 함께 살아 있는 세포 내의 미토콘드리아 속 단백질이 495종이라는 걸 규명했다. 특히 ‘초미세공간 단백질체 매핑기술’이라는 새로운 방법을 사용해 주목받았다.
미토콘드리아는 각종 질병과 관계가 있어 연구가 활발했다. 하지만 미세한 세포 안에 있는 미토콘드리아를 분리하기 어려워 단백질 조성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 기존에는 죽은 세포의 세포질에서 미토콘드리아를 분리하고 바깥쪽 막을 제거한 후에 질량분석기를 이용했는데, 이렇게 얻으면 오염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팀은 화학물질을 쓰는 독창적인 방법을 개발했다. 살아 있는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을 ‘페놀래디컬’이라는 물질로 염색해 질량분석기로 분석한 것이다. 페놀래디컬은 반응성이 뛰어나 미토콘드리아 안쪽 막에 있는 단백질에 잘 달라붙는다. 연구진은 세포 내에서 페놀래디컬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미리 ‘페록시다아제’라는 효소로 처리했다. 이후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꺼내 질량분석기로 처리하면 페놀래디컬이 달라붙은 단백질만 골라낼 수 있어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다.
이현우 교수는 “이번 기술은 다른 세포 소기관에도 적용 가능하다”며 “앞으로 환자에게서 얻은 미량의 조직에 포함된 미토콘드리아의 단백질을 분석하면 각종 질병을 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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