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계륵’ 갤럭시탭, 브랜드 폐지 수순 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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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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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 스마트폰 ‘갤럭시A’가 출시되는 것을 시작으로 갤럭시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기반 모바일 기기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갤럭시 시리즈는 ‘갤럭시S’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브랜드, 태블릿PC인 ‘갤럭시탭’ 시리즈, 그리고 휴대용 멀티미디어 플레이어인 ‘갤럭시플레이어’로 나뉘며 각자의 영역을 굳히는 듯 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브랜드 구분이 무색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논란의 중심은 지난달 삼성전자에서 내놓은 ‘갤럭시노트 10.1’이다. 본래 갤럭시노트는 5.3인치 크기의 화면과 필기용 터치팬을 갖춘 대화면 스마트폰으로, 2011년 첫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면서 갤럭시S 시리즈와 함께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을 이끄는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를 출시하면서 이 제품이 기존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특징을 동시에 갖춘 점을 강조, ‘태블릿폰’이라는 문구를 내세우기도 했다. 갤럭시S 등의 일반 스마트폰 보다 화면이 커서 멀티미디어나 인터넷 서핑을 즐기기에 편리하면서도 갤럭시탭과 같은 태블릿PC보다는 화면이 작기 때문에 휴대성 면에서 우월하다는 것이 강조 포인트였다.

갤럭시노트 10.1은 스마트폰? 태블릿PC?

그런데 이번에 새로 출시된 갤럭시노트 10.1의 경우, 10.1인치에 달하는 태블릿PC급 화면을 갖춰 이를 스마트폰이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태블릿PC라고 해야 할지 구분이 모호해졌다. 실제로 갤럭시탭 제품 군 중에는 같은 크기의 화면을 갖춘 ‘갤럭시탭 10.1’이 이미 존재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 10.1을 출시하면서 이전 갤럭시노트에서 내세우던 ‘태블릿폰’ 이라는 문구를 슬그머니 삭제했다. 이를 ‘폰’ 이라고 부르기에는 곤란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대신 ‘노트’를 더 강조하며 이전 갤럭시노트의 필기 기능을 충실하게 이어받았다는 점에 더 주목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갤럭시노트 10.1는 스마트폰의 핵심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통신 관련 기능이 오히려 기존 갤럭시노트보다 시원찮다. 최신폰의 필수요소라는 LTE 통신기능이 없고 3G와 와이파이만 지원하며, 아예 3G 기능까지 제거한 와이파이 전용모델도 내놓았다. ‘폰’의 기능을 거의 고려하지 않거나 배재한 상태로 설계를 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상당수 언론이나 네티즌들은 갤럭시노트 10.1의 경쟁제품으로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시리즈를 들어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 갤럭시노트 10.1을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PC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갤럭시탭의 존망 여부에 주목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것이 기존 삼성전자 태블릿PC 사업의 핵심이었던 갤럭시탭의 존망 여부다. 비슷한 성격의 자사 제품끼리 서로 경쟁하는 것을 바라는 업체는 없을 것이며, 결국 둘 중 하나는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갤럭시탭 쪽이 불리한 상황이다.

갤럭시탭은 애플 아이패드에 대항할 목적으로 2010년 말에 7.0(화면 크기) 모델이 첫 출시되었고, 이후, 화면 크기를 늘리고 성능을 보강한 10.1, 8.9, 7.7 등의 후속 제품이 뒤를 이었으나 판매량이나 주목도 면에서 아이패드 시리즈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가격을 약간 낮춘 보급형 모델인 ‘갤럭시탭2’ 7.0과 10.1을 올해부터 해외 시장에 내놓았으나 여전히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애플은 갤럭시탭이 아이패드를 모방했다며 삼성전자에 특허 침해 소송을 걸었으며, 그 결과, 몇몇 국가에서는 갤럭시탭 시리즈 중 일부 제품이 판매 금지를 당하기도 했다.

이 시점에서 삼성전자는 판매량도 크게 만족스럽지 못한데다 기업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끼친 갤럭시탭을 포기하는 대신,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갤럭시노트로 태블릿PC의 브랜드를 교체하는 방법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한 조짐이 보이고 있다. 2012년 8월 현재, 삼성전자가 새로운 갤럭시탭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은 좀처럼 들리지 않으며 갤럭시탭2의 경우, 해외에만 출시한 상태로, 한국시장에는 출시 계획이 잡혀 있지 않다.

삼성의 계륵 갤럭시탭, 갤럭시노트로 교체될까?

수많은 업체에서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를 내놓았지만, 대다수 제품은 애플의 아이패드 시리즈에 밀려 기를 못 펴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시리즈는 그 중에서도 그나마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는 갤럭시탭 브랜드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삼성전자가 투입한 비용과 시간, 그리고 인력에 비하면 초라한 성과다.

먹기에 거북하나 버리기도 아까운 계륵(鷄肋)같은 존재인 갤럭시탭의 운명을 삼성전자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출시된 갤럭시노트 10.1이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에 따라 갤럭시탭 브랜드의 존속 여부, 그리고 삼성전자 태블릿PC 사업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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